공현식(구례 '고차수' 찻집 운영)(32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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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공현식(구례 '고차수' 찻집 운영)(327/1000)
  • 입력 : 2021. 06.17(목) 13:37
  •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광주사람들 공현식(구례 '고차수' 찻집 운영)

"저는 구례 지리산 자락에서 차를 덖고 연구하는 제다인 공현식입니다. 차를 덖어온 지 20여년이 되었고 구례에 '고차수'라는 상호의 찻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500년 전 연기조사(경덕왕 742~765, 구례 화엄사 창건)가 어머님께 바쳤던 효심의 차 공양이 천년고찰 화엄사에 전해졌고, 열아홉에 시집오신 제 어머니께서 화엄사 스님들께 바쳤던 정성어린 차 공양에 이어 저 역시 차와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습니다.

'고차수'의 작설차는 지리산 골짜기의 야생 찻잎으로 구증구포의 전통 방식을 이용해 만듭니다. 깊은 산속 바위틈과 대나무 사이에서 자란 야생 찻잎은 아홉 번 덖음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그 풍미와 맛을 끌어올릴 수 있음을 알기 때문에 구증구포 전통 방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서너 번 덖어서 수분이 있는 상태로 온돌이나 건조기에 들어가면 찻잎 고유의 맛과 향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구증구포제다법은 차가 가지고 있는 맛과 향을 오롯하게 끌어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아홉번 덖은 고차수 야생차는 9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우려내어 드시기를 권합니다. 그래야 차가 가지고 있는 좋은 성분뿐만 아니라 깊고 풍부한 차맛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다인(茶人)들 마다 선호하는 차의 맛과 향이 있겠지만 좋은 차는 편하고 부드러워야 한다는 기본의 조건을 갖춰야하고 거기에 깊은 맛과 강한 풍미가 더해져야 하며 차가 가지고 있는 맛과 향을 최대로 끌어내되 탈이 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체력소모가 많지만 구증구포의 전통을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차를 좋아하는 분들과 좋은 차를 나누는 그 찻자리가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구례에 오시면 차향 가득한 고차수 찻집에 들르세요. 좋은 차가 있는 찻자리는 좋은 인연을 만들어냅니다."

광주사람들 공현식(구례 '고차수' 찻집 운영)

광주사람들 공현식(구례 '고차수' 찻집 운영)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sungwo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