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로받은 지역, 더는 아픔 없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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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가장 위로받은 지역, 더는 아픔 없었으면"
철거 붕괴 참사에 세월호 유가족 광주행||“안전한 사회로 가고 있다는 믿음은 착각”
  • 입력 : 2021. 06.13(일) 16:49
  • 도선인 기자
세월호 유가족들이 학동 철거 붕괴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12일 동구청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광주 동구 제공
"세월호 참사 이후 더디더라도 안전한 사회로 가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여전히 다를 것 없는 참담한 사고에 안전한 사회에 대한 믿음은 착각이었네요. 이번 사고만이라도 완벽하게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이 됐으면 좋겠어요."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 4일째인 12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희생자 추모를 위해 광주를 찾았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동구청 앞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인재가 또 반복됐다"며 참담함을 드러냈다.

세월호 유가족 10여명은 대표분향 이후 국화꽃을 차례로 영정사진 앞에 놓으며 추모에 동참했다. 안타까운 맘을 설명하다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예은 아빠 유경근(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씨는 "세월호 참사라는 큰 사고가 사회에 경각심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며 "이번 광주 철거 붕괴 사고는 돈이 먼저인 자본과 무책임한 공직사회 등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사고"라고 말했다.

특히 평범한 버스 승객들이 영문도 모르고 하루아침에 변을 당한 점에 세월호 참사와 다를 것 없는 사고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 집행위원장은 "그날 하루 열심히 살아가던 평범한 시민들이 영문도 모르고 희생당했다"며 "세월호에 타고 있던 승객들도 하라는 대로 기다리고 있다가 그렇게 됐다. 왜 아무 관련 없는 선량한 시민들이 죽어야 하는지 답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위로였던 지역인 광주에서 발생한 인재라 더 안타깝다. 광주사람들이 더는 가족 잃는 슬픔,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희 엄마 김순길(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 씨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인재에 그만 추모하고 싶다"며 "버스에 갇힌 채 고통스러워했을 희생자를 생각하니 밤새 아이들이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명확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수립에도 당부했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사고만큼은 본보기가 되어 명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택 동구청장은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2000여 명에 달하는 시민 조문객들의 당부가 헛되지 않게 관할 구청으로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지고 피해수습과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