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36-3> 코로나에도 '이주민 건강권·인권·복지' 챙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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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36-3> 코로나에도 '이주민 건강권·인권·복지' 챙겨요
외국인 이웃들과 아름다운 동행 ||광주 내 지원 기관 20여 개소 ||미등록 이주민에 ‘무료 인술’ ||이주여성 사회 재편입 지원
  • 입력 : 2021. 06.06(일) 17:32
  • 최황지 기자

광주이주민건강센터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방문이 힘든 이주민 노동자들을 진료하기 위해 '찾아가는 진료소'를 운영했다.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제공

외국인 이웃들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돕는 이주민 지원 사업소는 현재 광주 내에 20여 개소가 있다. 외국인 이웃들의 거주지, 특성, 지원 목적과 범위에 따라 세분화 됐지만 모든 센터가 이주민 인권 증진이란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란 악재 속에서도 인권 취약계층인 외국인 이웃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는 광주 내 이주민 센터들을 조명해본다.

● "등록·미등록 구분없는 평등 의료"

지난 2005년 창립된 광주이주민건강센터는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들을 위해 '무료 인술'을 펼치고 있다. 센터는 일반적인 진료뿐 아니라 건강상담, 보건교육, 예방접종 등을 시행하며 이주민들의 건강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사·간호사 등의 모든 인력은 100% 자원봉사다. 센터는 미등록이거나 건강보험 미취득으로 큰 병을 얻고도 치료하지 못한 이주민들에게 평등한 진료를 행사한다.

광주·전남을 포함 전국에서 이곳을 찾는 이주민들이 늘어났지만 코로나19 악재가 덮쳤다. 목·일요일 진료시간은 일요일 2시간으로 축소됐다. 진료과도 의학과, 한의학과, 치과까지 다양했지만 코로나19로 의사들의 업무외 활동에 제약이 걸리면서 '의학과' 진료 하나로 통합됐다.

그러나 센터는 '찾아가는 진료소'를 운영하며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발을 벗고 나섰다. 이주민들이 집단 거주하는 마을에 진료버스를 타고 가서 직접 진료했다. 제약회사가 후원해준 구급상자도 이주민들에게 선물했다.

센터는 코로나19 속에서도 이주민들의 건강이 소외되지 않도록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은규 광주이주민건강센터장은 "찾아가는 진료소가 반응이 좋아서 정기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소셜 펀딩으로 다양한 후원 창구를 마련해 이주민들의 건강권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라며 "코로나19로 의료 진료가 더욱 중요하지만 센터의 서비스가 축소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주민들에게 의료 안내를 매뉴얼화해서 각국의 언어로 된 책자·어플 작업도 병행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광주이주민건강센터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방문이 힘든 이주민 노동자들을 진료하기 위해 '찾아가는 진료소'를 운영했다.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제공

● "이주여성 편견 해소가 먼저"

이주여성 집단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에선 결혼이주여성으로 관심이 제한돼 있다. 그러다보니 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이 고착화되고 이같은 색안경은 이주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을 막는 장애물이 된다.

광주이주여성지원센터는 이주여성들의 자기계발을 돕고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참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가교다. 특히 취업과 직장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워드, 엑셀 등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개인별 특성에 따라 취업을 연계하는 등 이주여성의 사회진출을 돕는다.

센터는 이주여성에게 김장, 요리 등 한국 음식문화를 알려주고 생활 적응을 적극 돕기도 한다. 또한 이주여성들이 어려움에 처하면 전문적인 상담도 제공하고 있다. 정미선 광주이주여성지원센터장은 "이주여성들도 한국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시댁과 남편간의 갈등을 겪고 있고 체류·일자리 문제, 법률적인 부분 등 다양한 고민을 갖고 있다. 이런 경우 센터와 연결된 변호사를 소개해준다"며 "각종 폭력 문제는 사전에 상담을 충분히 한뒤 법률적인 지원까지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의 목표는 이주여성들의 한국 사회 재편입이다. 정 센터장은 "이주여성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한국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국에서 잘했던 능력을 한국에서도 잘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며 "마사지 전문가인 이주여성에게 청소하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이주여성들의 능력을 잘 활용해서 한국에 재편입될 수 있게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외국인복지센터가 지난 2019년 캄보디아 축제를 진행한 모습. 광주외국인복지센터 제공

● 이주민의 '든든한 벗'

광주외국인복지센터는 이주민 간 서로 문화를 교류할 수 있도록 돕고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폭넓은 지원을 하고 있다.

센터는 미얀마 띤잔 , 캄보디아 쯜츠남, 스리랑카 알룻아루르뜨 등 각 나라별 명절에 축제를 진행했다. 보통 1500명~2000명이 운집해 문화를 교류했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모두 취소됐다.

그러나 센터가 7회째 개최한 대표 프로그램인 '외국인근로자 전라도 말하기 대회'는 작년엔 영상으로 개최되면서 활로를 찾았다. 복지 사업은 이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도록 세심하게 집중했다. 지난 겨울 진행된 외투 나눔 행사는 입지 않는 외투를 깨끗하게 세탁해 이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행사로 한국의 겨울이 낯선 이주민들에겐 실용적인 도움이 됐다.

이주성 광주외국인복지센터장은 "센터는 다문화가정의 정착을 돕고 이주민 2세들을 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미얀마 시민들과 함께 시위도 하고 있다"며 "등록·미등록 가리지 않고 다양한 복지 사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황지 기자

광주외국인복지센터는 한국의 겨울이 낯선 이주민들에게 무료 외투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외국인복지센터 제공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