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두환 문구 삭제' ACC 조직 체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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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두환 문구 삭제' ACC 조직 체계 탓
조직 개편시 지역과 소통 강화
  • 입력 : 2021. 06.03(목) 15:58
  • 편집에디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리고 있는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포스터의 전두환 문구 삭제를 두고 지역내 논란이 뜨겁다. 담당 직원의 실수와 기관의 압력 탓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같은 황당한 일이 빚어진 근본적 원인은 ACC의 기형적인 이중 조직 체계 탓이라고 판단한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아시아문화전당 조직 개편에서 지역과의 소통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이 반영돼야 할 것이다.

광주 광산구는 5월 27일부터 6월 13일까지 ACC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5·18 41주기 특별전'역사의 피뢰침 윤상원-하성흡의 수묵으로 그린 열사의 일대기'를 연다. 이 전시 추진 과정에서 홍보 포스터가 논란이 됐다. 포스터는 5·18 당시 광주시민 '전두환을 찢…'이라는 문구가 부착돼 있는 차량에 탑승해 유인물을 뿌리고 있는 모습을 담은 하성흡 작가의 작품이 사용됐다. 이 포스터는 문구가 삭제된 채 제작돼 ACC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이런 사실은 전시 개막 이틀전인 지난 달 25일 하성흡 작가가 전시기획사로부터 받은 포스터 시안을 보고 , 전시 주최측인 광산구에 항의하면서 공론화됐다.

본보 취재 결과, 전시장 구성 문제와 관련해 하 작가의 요청으로 지난달 6일 ,아시아문화원,광산구, 전시기획사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홍보 포스터 제작에 쓰일 하 작가의 작품이 소개됐다. 이 자리에서 아시아문화원 관계자는 '작품 그대로 포스터가 제작돼 국가기관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입장이 반영돼 일방적인 포스터가 제작돼 분란을 만든 것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문화원은 27일 사과문을 내어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사태의 본질을 도외시한 것이다 . 개관 5년을 갓 넘긴 아시아문화전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법인화 시도에 따라 기형적인 이원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직원으로 짜여진 ACC가 있고 이 기관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아시아문화원은 전당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처지다. 지난 2월 국회에서 통과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 따라 현재 전당으로 통합될 아시아문화원의 특별 상황도 업무 처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편집에디터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