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결합 '롯데몰 여수점' 오프라인 매장 부흥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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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마트 결합 '롯데몰 여수점' 오프라인 매장 부흥 이끈다
폐점 대신 대대적인 리뉴얼 선택||신동빈 회장 지시로 점포 재개장||사상 첫 마트·백화점 협업 팀 구성||공실률 제로…고객 늘고·매출 급증||기존 상권 보호·여수 지역성 강조
  • 입력 : 2021. 06.03(목) 11:27
  • 김은지 기자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결합형 쇼핑몰 '롯데몰'을 여수에 지난달 5일 오픈했다. 롯데몰 여수점 제공

온라인쇼핑의 급성장으로 매장 철수나 폐점을 고려했던 대형마트들이 점포 재단장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고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롯데몰 여수점은 마트에 백화점을 접목시킨 새 모습으로 단장해 고객들의 매장 체류시간을 늘리며 매출을 높이고 있다.

● '대형마트' 리뉴얼로 경쟁력 강화

비대면 위주 쇼핑 트렌드 변화에 따른 매출 감소로 매장 철수 등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던 대형마트들이 최근 들어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2월 백화점과 마트, 전문점 등 오프라인 점포 700개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여개를 닫겠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 한해 동안에만 총 12개 점포를 폐점한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점포 수를 줄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올 들어 점포 리뉴얼을 통한 실적 개선, 경쟁력 강화에 힘이 실렸다. 특히 5개월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달 5일 문을 연 롯데몰 여수점은 지역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한 달간 매출이 목표 대비 51%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점포 재개장 프로젝트'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결합형 쇼핑몰 '롯데몰'을 여수에 지난달 5일 오픈했다. 롯데몰 여수점 제공

●'대형마트+백화점' 복합 문화공간

롯데마트는 지난달 5일 여수시에 상권 특화형 복합매장 '롯데몰 여수점' 문을 열었다. 기존에 있던 지상 3개 층(영업면적 1만5000㎡) 규모의 롯데마트 여수점을 5개월에 걸쳐 새롭게 단장한 리모델링 매장이다. 롯데몰 여수점을 위해 롯데쇼핑 측은 사상 처음으로 마트와 백화점이 협업하는 팀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롯데몰 여수점을 찾았다. 3층부터 둘러보니 서울 연희동의 유명 베이커리 카페 '노아스로스팅'이 눈길을 끌었다. 여수 출신으로 유명한 허영만 작가의 '식객'에 등장했던 이 카페는 깊은 커피 맛과 다양한 베이커리 종류로 서울에서도 대기줄이 길기로 유명하다.

여수점에 입점한 노아스로스팅의 한쪽 벽면은 교보문고가 직접 운영 중인 서점의 책들이 장식하고 있었다. 여수에 대형서점이 없는 점에 착안해 추가적으로 마련한 공간이다. 그 반대편에는 여수 앞바다가 펼쳐져 있어 고객들의 눈을 두 배로 즐겁게 만들고 있었다.

노아스로스팅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베이커리 클래스를 추가 운영할 계획이다. '오션뷰 카페'라는 장점에만 그치지 않고 롯데몰 여수점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3층 중앙은 동심마루로 꾸며져 아동 전문용품이 형성돼 있다. 오픈라운지로 마련된 이 공간은 자유롭게 책을 읽고 블록을 조립할 수 있는 아이들만의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아이스비스켓, 맥포머스, 짐보리 등 이른바 '맘카페'에서 유명세를 탄 아동용품들도 여수에 처음으로 입점됐다. 아이들 용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구매할 수 있게 된 덕에 '여수맘' 사이에서 가장 핫한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2층으로 내려가니 롯데쇼핑의 명품 편집숍 '롯데탑스'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롯데탑스는 롯데에서 직접 운영하는 해외 명품 병행 편집숍으로, 여수점 롯데탑스는 파주아울렛을 제치고 오픈 첫 달 전국 매출 1위를 달성했다. 구매력에 비해 쇼핑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여수 시민들의 갈증을 말끔히 해소해 준 셈이다.

이 밖에도 휴식 공간 '포켓 라운지'에는 바다를 미디어 아트로 재현해 여수만의 특성을 강화했고, 매장 중앙에는 주얼리 브랜드 '은가비'와 협업해 액세서리로 장식한 원형 기둥 '크리스탈 트리'가 마련돼 젊은 고객층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기존 롯데마트 여수점의 형태를 유지 중인 1층에 내려가자 '롭스플러스' 매장이 눈에 띄었다. 롯데쇼핑이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롭스플러스'는 롭스가 롯데마트 사업부로 편입되면서 기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가 위치했던 자리를 활용해 과거 마트 곳곳에 흩어진 화장품과 뷰티 제품, 건강 관련 상품을 집결시킨 매장이다.

'롭스플러스'는 기초, 색조화장품 등 뷰티 관련 제품은 기존 마트 운영 품목 대비 5배 늘리고, 건강기능식품은 2배 더 많이 구성해 젊은 층에게만 특화되어있던 H&B 매장을 전 연령층이 쉽게 방문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이 밖에도 자체 브랜드(PB) '요리하다' 전용 공간을 마련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가정간편식(HMR)을 판매 중이다. 또 와인, 지역 수산물 등 특화상품 판매 공간을 별도 구성해 여수를 방문한 관광객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결합형 쇼핑몰 '롯데몰'을 여수에 지난달 5일 오픈했다. 롯데몰 여수점 제공

● '공실률 0%' 지역 랜드마크 목표

롯데몰 여수점 탄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7월 25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을 찾았던 신동빈 회장은 여수공장 내 직원들이 "여수에 쇼핑할 만한 곳이 없다"며 고충을 토로하자 바로 개선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의 지시로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여수점 재개장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마트와 백화점이 협업하는 팀을 만들었다. 1층은 마트, 2~3층은 백화점이 각각 담당한 결과 새로운 형태의 '롯데몰'이 탄생하게 됐다.

양사 합작 노력의 결과로 리뉴얼 전 롯데마트의 공실률이 약 30%에 달했던 것에 반해 현재는 공실을 찾아볼 수 없다.

리뉴얼을 통해 입점한 브랜드 수는 총 86개로 각각 여성이 12개, 남성스포츠가 23개, 아동유아 14개, 잡화 12개, 리빙 14개, 해외 1개, F&B 10개다.

2~3층에 입점한 브랜드 86개 중 여수지역 최초 입점 브랜드 비율은 약 15%로, 롯데탑스, 매드포갈릭, 노아스로스팅 등이 대표적이다. 전례가 없는 사업이었기에 브랜드 입점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오픈 후 실적을 본 입점 브랜드들은 여수 시장에 대한 재평가를 하고 있다.

여수몰이 최초 입점 매장을 고집한 이유도 특별하다. 여수지역의 기존 상권을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식당 구성에도 인도식·양식·중식으로 특성화시켜 입점해 맛집이 많기로 유명한 여수의 지역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점포 하나하나 시민들의 수요와 접근성을 염두에 둔 보람도 거두고 있다. 전남에서 재정자립도 1위인 여수 시민들은 높은 구매력에 반해 턱없이 부족한 쇼핑 인프라에 광주, 부산으로 원정 쇼핑을 떠나기도 했다.

롯데몰의 오픈은 이 같은 원정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고, 기존 1차 상권으로 포용 범위가 1.5㎞였다면, 지금은 여수 전 지역을 넘어 순천, 광양 고객까지 유치하며 쇼핑 인프라의 광역화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몰 여수점을 시작으로 코로나19 등장 이후 축소된 오프라인 사업을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몰 여수점을 향후 재개장 작업의 본보기로 삼을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 회복을 꾀했다면, 올해는 규모를 유지하며 노후시설 개선,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 한다"며 "롯데몰 여수점을 선례로 삼아 오프라인 시장이 재부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결합형 쇼핑몰 '롯데몰'을 여수에 지난달 5일 오픈했다. 롯데몰 여수점 제공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결합형 쇼핑몰 '롯데몰'을 여수에 지난달 5일 오픈했다. 롯데몰 여수점 제공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결합형 쇼핑몰 '롯데몰'을 여수에 지난달 5일 오픈했다. 롯데몰 여수점 제공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