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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칼럼
오피니언>2050탄소중립과 산림관리
손철호 산림조합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장
  • 입력 : 2021. 06.03(목) 13:53
  • 편집에디터
손철호 산림조합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장
기온상승, 해빙, 생태계 불안정, 사막화, 이상기후 등 지속되는 기후변화로 지구는 힘들어하고 있다. 특히, 지구는 점점 더 더워져 지난 100년간 전 세계 평균기온은 0.75℃, 한반도는 지구평균의 2배가 넘는 1.8℃ 상승하였다.

이러한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된 온실가스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지난 수백만년 동안 현재처럼 높았던 적이 없다고 한다. 산업혁명 이전에 280ppm 이하 수준이었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근에는 400ppm을 넘어섰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지구차원의 공동대응을 위하여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되었고, 인류생존을 위하여 지구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수준보다 최대 1.5℃이상 상승하지 않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주요국들의 탄소중립 선언, 미국 바이든 정부의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등으로 2050탄소중립이 세계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 수단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작년에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50탄소중립 추진전략(안)을 발표하면서, 핵심 탄소흡수원인 산림의 역할이 긴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산림청은 산림부문의 2050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추진전략(안)을 금년 1월에 수립하여 9월까지 관계부처 등의 협의를 거쳐 하반기에 확정할 계획인 가운데 최근 이 추진전략에 대한 논란이 언론에서 뜨겁다. 그 추진전략에는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산림, 유휴지 등에 지속적으로 나무를 심는 것과 탄소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하여 목재생산과 연계하여 추진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산림관리는 조성, 관리, 목재생산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데, 현재 우리나라 산림은 목재생산 단계에 근접하였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이상기후가 확대되면서 병해충 및 산불 발생 가능성이 늘어나 산림의 적절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단일 숲으로는 국내에서 제일 손꼽히는 장성 축령산 편백림은 지금으로부터 60여년전에 조림왕 임종국씨가 전 재산을 들여서 조성하고 관리하였지만 정작 본인은 나무 한 그루 생산하지 못하고, 산림 조성에 든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여 산림을 타인에게 넘기고는 쓸쓸히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였다. 다행인 것은 그 분의 노고를 인정하여 산림청에서 후에 그 산림을 매입해 편백숲을 다양한 용도로 국민들을 위해 활용하고, 그 분의 이름을 기리고 있다.

이처럼 산림관리는 조성하는데 많은 투자비가 들고 회수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1978년에 목재수입개방을 통해 해외 목재가 수입되면서 경쟁력을 잃은 국내 산주, 특히 산림경영인들은 투자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주의 한 사람으로서 2050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산림관리 측면에서 몇 가지 유의해주길 바란다.

첫째, 목재생산은 산림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과거 황폐된 산림을 복구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경제성보다는 척박지에 잘 적응하는 나무들을 우선 식재하였다. 대표적으로 아카시나무와 사방오리나무 등이다. 그리고 일시에 집중적으로 산림을 복구하다보니 숲이 비슷한 나이로 집중되어 있다. 마치 베이비부머들이 우리사회의 주류를 이루다가 일순간 경제활동에서 물러나면서 경제활동인구가 급감하는 사회문제를 야기하듯이 말이다. 사회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연령이 고루 분포하는 것이 필요하듯이 산림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기후변화로 이상기후가 심해지면서 한꺼번에 병해충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둘째, 보호지역의 산림은 적극 보호하고 목재생산은 경제림단지 중심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목재생산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던 것으로 비단 요즘에만 진행된 것이 아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총임목축적 대비 목재생산량은 전체 OECD국가 29개국 중에서도 27위로 매우 낮은 수준이고 국내 목재자급률은 15%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정상적인 목재생산일지라도 친환경적인 작업방법의 이행과 산림훼손을 최소화시키는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셋째, 생산된 목재가 탄소배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목재 소비순환구조를 길게 할 필요가 있다. 생산된 목재는 탄소가 고정되어 있어서 목재의 분해 또는 소실을 늦추는 만큼 탄소배출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목재를 이용한 다양한 소비활동이 요구된다. 예를 들면 목조주택 또는 목구조물의 활용을 확대함으로써 그 이용기간만큼 탄소배출을 늦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체제의 생산과정에서 야기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절감할 수 있다.

끝으로, 산주가 주인이 되는 산림행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산림의 67%를 차지하는 개인 산주를 위한 산림정책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산림이 주는 다양한 무상 혜택을 이제는 돈의 가치로 전환하여 산주에게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숲세권 아파트나 주택의 가치가 인근 산림의 산주에게 돌아가고, 물이용부담료 수익의 일정부분이 맑은 물을 제공하는 산주에게도 돌아가는 시대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