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폐마스크 '반납 보상제'로 해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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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골칫거리' 폐마스크 '반납 보상제'로 해결 어떨까
코로나19 방역 일등공신||폐기처분 처리 문제 부각||귀걸이에 걸린 조류 부상||마스크 수거체계 수립을
  • 입력 : 2021. 05.17(월) 11:14
  • 조진용 기자

서구 쌍촌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내놓은 종량제 봉투에 일회용 마스크가 뒤섞여 있다.

동구 월남동 한 공동주택 분리 배출장에 일회용 마스크가 배출돼있다.

광산구 평동산단의 한 일회용 마스크 공장에서 일회용 마스크가 생산되고 있다.

광산구 평동산단의 한 일회용 마스크 공장에서 일회용 마스크가 생산돼 포장되고 있다.

동구 월남동 한 공동주택 분리 배출장에 일회용 마스크가 배출된 모습.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혁혁한 공을 세운 마스크가 때아닌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 모두가 착용하는 생활 필수품이 됐지만 버려지는 마스크가 많다보니 처리문제가 또다른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마스크가 땅에 묻혀 썩기까지 750여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별도의 수거함 없이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 함께 배출되다보니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친환경 마스크 생산과 폐마스크 수거함을 설치하는 등 당국의 조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무분별 버려져

지난 17일 찾은 광산구 평동산단 일회용 마스크 생산공장. 컨베이어식 자동화 설비를 갖춘 9대의 제작 기계가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고 군데군데 서있는 직원들이 공정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공장 한편에는 일회용 마스크로 쓰일 재료가 두루마리 형태로 가득 쌓여 있다. 작업자들이 제작 기계에 재료를 걸어두면 마스크 겉감과 안감 사이 필터와 지지대 역할을 하는 철심이 삽입돼 1.5초 만에 마스크 형태가 갖춰진다.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지더니 초음파로 귀걸이가 부착 되면서 마스크가 완성된다. 세차례 자체 검수와 한차례 식품의약품 안전처의 품질검사를 마치면 유통업체를 통해 약국, 마트, 나라장터 등에 납품된다.

같은 날 서구 쌍촌동 다세대주택 앞. 배출된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일회용 마스크가 쉽게 눈에 띈다. 동구 월남동 공동주택 분리 배출장 역시 마찬가지. 20ℓ종량제 봉투에는 함께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가 빼곡히 쌓여있다.

이처럼 일회용 마스크가 재활용품 분리배출 대상이 아닌 일반쓰레기로 분류된 탓에 종량제 봉투에 함께 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 1명의 일회용 마스크 사용 비율은 82%로 평균 2.3일 사용한다. 4인 가족 기준 월평균 52개, 연간 73억개의 일회용 마스크가 쓰레기로 배출되는 셈이다.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는 광주시 광역위생매립장에 전량 매립되고 있다. 지난해 총 15만7175톤, 지난 4월 기준 5만2135톤이 매립됐다. 일회용 마스크 필터 부분에 폴리프로필렌(PP) 성분이, 귀걸이 부분에는 폴리우레탄이 사용돼 매립될 경우 썩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며 환경오염을 일으키게 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구소 소장은 "우유팩을 매립할 경우 썩는데까지 5년, 나무젓가락은 20년이 걸린다. 마스크 귀걸이 부분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 성분은 300년 이상, 필터 부분 폴리프로필렌은 450년, 콧등 부분 철심도 10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환경부의 폐마스크에 대한 처리 규정이 없으며 분리배출도 어려워 현재까지 버려진 마스크 대부분은 매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 폐마스크 반납 보상제 등 마스크 수거체계 구축해야

국민권익위원회는 마스크 매립 과정에서 발생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지난 3월5일부터 2주 동안 친환경마스크 구매 의사, 마스크 정책방안 등에 대한 설문 결과 환경보호를 위해 친환경 마스크 값이 비싸도 구매하겠다는 의견에 71%가 동의했고 일회용 마스크 친환경 생산을 위한 행정·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85%가 동의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견을 수렴해 관계기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난 3월 환경부, 식품의약품 안전처, 교육부, 질병관리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정책을 제안했다.

제안 내용은 △일회용 마스크 친환경 생산 및 유통 활성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행정·재정 지원 방안 마련 △마스크 착용 의무화 홍보 시 폐기방법 병행 안내 △폐 마스크 수거체계 구축 등이다.

환경전문가들은 일회용 마스크 처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종량제 봉투를 뒤지던 조류들이 마스크 귀걸이에 부리가 걸려 죽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현재 일회용 마스크 처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 최근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뒤지던 조류들이 몸통과 부리에 마스크 귀걸이가 걸려 죽거나 부상을 입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귀걸이 부분을 가위로 자른 후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버리는 것이 최선의 배출방법"이라며 "환경오염 없이 분해되는 썩는 재질의 친환경 일회용 마스크를 생산해야 하며 조류 등 사고예방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회용 마스크 수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일회용 폐마스크를 별도로 처리할 수 있게 지역 폐기 업체와 연계해 길거리에 마스크 폐기함을 설치하고 코로나19가 진정되기까지 공공시설에 마스크 폐기함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폐마스크 수거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해 지역화폐로 전환해 주는 '폐마스크 반납 보상제' 시행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