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38>마애불이 보이는 월출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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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사진풍경
박하선의 사진풍경38>마애불이 보이는 월출산 풍경
  • 입력 : 2021. 05.13(목) 16:28
  • 홍성장 기자
마애불이 부이는 월출산 풍경. 박하선
며칠 있으면 석가탄신일이다.

물처럼 흐르는 것이 시간이라지만

모든 것이 빙빙 돌아서 다시 오는 것을 보니

지구의 자전과 공전 따라 돌고 도는 것 또한 시간인가 보다.



남도의 명산 월출산에 가면 내가 좋아하는 자리가 있다.

구정봉 아래 용암사지의 석탑과 마애불이 보이는 곳.

고려시대의 흔적으로 시간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바위 위에 올려진 석탑도 재미나고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을 나뭇가지들 사이로 바라보는 맛도 일품이다.

종교의 힘에 의지하고 싶은 마음은 아닐지라도

세상에 지쳐 잠시 쉬고 싶을 때

마음을 편안케 한다면 그게 좋은 것 아닌가.



삼라만상이 허망한 것이라지만

용암사지의 마애불은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한민국 국회에서 통탄할 일이 벌어져

천 년 세월을 명상에 잠겨있는 저 마애불도 놀라 눈을 부릅뜰까 싶다.

고대로부터 전해 받은 우리민족의 얼굴이자 최고의 정신인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에서 빼자고 발의한 비겁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다 우리는 이렇게 망가지고 쩨쩨한 후손이 되었는가.

제발, 정신들 차리자!

온 누리에 자비가 넘쳐나기를 바라며

산중의 고요 속에서 좀 더 마음을 다스려야 할 것 같다.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