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세이·최성주> 이젠 탄소중립과 ESG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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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세이·최성주> 이젠 탄소중립과 ESG의 시대다
최성주 고려대 특임교수·전 주 폴란드 대사||30)기후변화 대응책 모색
  • 입력 : 2021. 05.03(월) 13:48
  • 편집에디터
최성주 고려대학교 특임교수·전 주 폴란드 대사
글로벌 이슈인 기후변화 문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사안이다. 정부가 지난해 10월말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중앙부처는 물론, 지자체와 기업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빈번한 태풍과 불규칙한 혹한은 한반도가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30년간 한국의 평균 온도는 1.4도 상승한 상태다. 우리의 육지와 해양 생태계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도 자연이 지구환경을 마구 훼손한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의사와 무관하게 탄소중립과 친환경 경영의 시대가 이미 도래한 것이다.



지구환경 현안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폐기물 관리, 산림 문제를 포괄하고 있는데 이중 가장 심각한 것은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란 인간의 제반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로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등 범지구적인 기후재앙이 닥치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아 있는 온실가스는 흡수 및 제거해 실질 배출량이 제로(0)가 되는 개념'이다. 즉,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의 양을 같게 해 탄소의 순배출을 제로(0)로 만드는 거다. 이를 '넷트 제로(net zero)'라 한다.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국제사회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참여 하에 파리 기후협약을 2015년 채택했다. 파리 기후협약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2도보다 아래로 유지하고 1.5도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지구온도 상승을 1.5도로 억제하기 위해 늦어도 2050년까지는 탄소 순배출량이 제로(0)인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



올해부터 파리 기후협약 체제가 본격 가동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발전이 글로벌 화두도 등장했다. '2050 탄소중립'의 대표 개념인 친환경적 접근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함께 환경적 요소를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 결과, 환경친화적(E)으로 사회적 책임(S)을 다하면서 윤리적으로(G) 경영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것이 약칭 'ESG'인데 이미 글로벌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의 이행은 우리가 세계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증명서로 통할 것이다. 자연환경을 훼손하면서 사회 현안에 무관심하고 불투명한 경영을 일삼는 기관이나 기업은 설 자리를 잃을 거란 얘기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ESG의 중요성에 관심을 갖는 건 다행스런 일이다. 인류가 코로나19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은 바로 친환경적이고 친사회적이며 배려하는 자세로 미래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이익과 이윤만을 추구하지 말고, 온정(compassion)을 갖고 배려심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은 물론 중국도 이미 탄소중립을 선언한 상태다. 지난 1월말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의 2050 탄소중립을 약속했다. '2050 탄소중립'을 발표한 우리 정부는 법제도 정비와 이행 전략 마련에 적극 임하고 있는 줄 안다. 포스코와 SK 등 대기업들도 탄소중립과 ESG에 역점을 두는 상황이다. 탄소중립과 ESG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근본 조건은 친환경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다. 모든 경제활동의 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에너지 자원이다. 관건은 기존의 핵심 에너지원인 석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여하히 혁신적으로 줄이느냐다. 풍력과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가 각광을 받는 시대지만 친환경 에너지만으로는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국내적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룩하기가 어렵다.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에너지 정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에너지원 중 원자력은 탄소 중립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간 원자력 기술의 고속 진보에 따라 오늘날 내진 설계와 사용후 핵연료 관리 분야에서 원전의 안전성은 완벽에 가깝다. 40년 넘게 축적된 한국의 원전 기술은 영광 발전소의 경우처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인 자원빈국인 대한민국은 원전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2050 탄소중립은 물론, ESG의 원만한 추진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선입관이나 아집 없이 국리민복만을 생각하는 에너지 정책 추진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