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생에 편견 한 숟갈 덜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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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장애 학생에 편견 한 숟갈 덜어내 주세요"
광주 광산구 선광학교 가보니||자립·비장애인 공존 목표로 교육||편견 줄어도 부정적인 시선 여전||“특성 파악해야 차별 막을 수 있어”
  • 입력 : 2021. 04.19(월) 16:42
  • 양가람 기자
19일 오전 광주 광산구 선광학교 학교기업 '민들레꿈터' 제과제빵 실습실에서 전공과 학생들이 파운드 케이크에 잼을 발라 포장하고 있다.
"잼을 아직 안 발랐는데 벌써 포장하면 안돼요."

제41회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광주 광산구 선광학교 학교기업 '민들레꿈터' 제과제빵 실습실.

선광학교 전공과 학생들이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오븐에 파운드 케이크를 구웠다. 한 학생이 제빵붓 가득 살구잼을 묻혀 케이크 위에 바르자 옆에 있던 학생이 비닐 포장지에 빵을 담았다.

박동석(22) 선광학교 전공과 학생은 "빵을 만드는 것도 재밌고, 만든 빵을 먹을 수도 있어 좋다. 특히 내가 만든 빵을 다른 사람들도 먹는다고 생각하니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같은 시각 또 다른 전공 실습교실. 학생들이 잡곡으로 만든 뻥튀기를 소포장해 분류했다.

이 날 학생들이 만든 빵과 뻥튀기는 민들레꿈터 1층에 있는 '민들레카페'로 옮겨져 일반인들에게 판매된다.

선광학교는 판매 수익금으로 연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 장애인의 날 당일인 20일에는 카페에서 음료를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뻥튀기 나눔을 진행할 계획이다.

1986년 개교한 광주선광학교는 전국 140여 개 특수학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63개 학급에 학생 363명, 교직원만 200여 명에 달한다. 학생들은 초·중·고 과정을 마치면 2년 간 전공과로 진학한다. 현재 2개 학급 44명의 학생들이 전공과에서 제과제빵, 바리스타, 도예, 생활원예 등 직업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선광학교는 맞춤형 직업 교육으로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도 꾀하려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의 자립과 비장애인과의 공존이 가능한 사회를 꿈꾼다.

윤복덕 선광학교 교사는 "국가 지원이 늘면서 예년보다 장애 학생을 고용하려는 기업도 늘었고 장애인들의 복지 일자리도 늘었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크다"면서 "다만 업무 보조 수준에 그치는 일자리가 대부분이라 정규직 취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아직은 적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차별은 없어져야 하지만,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면서 "아무래도 장애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상황 판단 능력이나 융통성이 떨어진다. 장애를 장애로 인정하지 않으면 어려운 점이 분명히 있다. 장애별 특성을 알아야 그들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교육계도 장애 인식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제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날부터 30일까지 관내 전 교육기관들을 대상으로 '장애 인권 주간'을 운영한다. '장애 인권 주간'은 장애 이해 및 장애 인식 개선 활동으로 장애공감문화를 조성하고자 기획됐다. 해당 기간 동안 각급 학교에서는 △학교로 찾아가는 장애 이해교실 △인식 개선 신문 제작 △장애 계기수업 등을 진행한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장애는 '나와 다른 특성'으로 인식돼야 한다"며 "장애 공감 문화 속에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동등한 학교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