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소통라인 교체한 文대통령…안정보다 쇄신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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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정무·소통라인 교체한 文대통령…안정보다 쇄신에 방점
  • 입력 : 2021. 04.16(금) 17:23
  • 뉴시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정무수석과 대변인을 교체한 것은 국정 쇄신을 위한 개각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새 인물 수혈을 통해 정체된 청와대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무수석 교체는 4·7 재보궐선거 패배 과정에서의 민심 포착 실패에 대한 책임과 개연성이 있다. '대통령의 입'이라는 상징적 자리인 대변인 교체는 쇄신 이미지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철희 전 의원을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 박미경 현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대변인으로 임명하는 등 정무직 인사를 단행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비문(非文·비문재인)' 인사인 이 수석을 임명한 것은 최근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가라앉은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일종의 '메기 효과'를 기대한 인사로 풀이된다.

이 수석은 이날 임명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4·7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잘 헤아리고, 할 말은 하고, 또 어떨 때는 아닌 것에 대해서는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헌신하는 참모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인의 길로 들어서기 전부터 JTBC 시사 프로그램인 '썰전'에서 고정 출연해 명성을 얻은 이 수석은 시원시원하고 논리적인 입담을 소유한 정치평론가로도 정평이 났다.

이 수석은 20대 국회에서도 홍영표 원내대표 시절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야당과의 협상을 이끌기도 했으며, 조국 사태 당시에는 당 내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부끄럽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뒤,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를 향해 혁신과 쇄신을 직접 요구하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수석의 임명은 폭넓은 활동과 당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비문계 인사를 여야 소통의 핵심인 정무수석에 앉힘으로써, 민심을 두루 들으며 임기 후반에도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로 풀이된다.

강 대변인은 이 수석에 대해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고 있으며, 복잡한 현안에 대한 대안 제시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여와 야,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상생과 협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는 청와대 대변인을 교체한 것 역시 이 같은 쇄신을 통해 국정운영의 결과를 보다 더 효과적으로 알리고 적극적으로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통'으로 평가되는 박 신임 대변인은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당 대변인과 원내대변인 등을 맡으며 대국민·언론 소통 경험이 풍부하다.

아울러 탁현민 의전비서관 등과 함께 청와대에 '젊은 피'로 수혈돼 1년 가까이 호흡을 맞춘 것도 신임 대변인으로 낙점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현직 청와대 비서관에서 대변인으로 '수평 인사이동'을 한 것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쇄신 이미지를 각인시키면서, 동시에 국민과 적극 소통할 수 있는 인물로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또 여성 대변인을 기용해 균형을 꾀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역대 청와대 대변인은 박수현·김의겸·고민정·강민석으로 여성은 고 대변인 1명이었다. 임기 말 대변인을 여성으로 임명함으로써 인사에 균형을 이뤘다는 평가다.

강 대변인은 후임 박 대변인에 대해 "정부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국민, 언론의 가교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강 대변인은 1년 2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나게 된다.

강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자신을 포함한 참모진 교체 인사를 발표한 뒤 "역사적으로 출범한 문 대통령의 시간표 가운데 14개월 간 대변인으로 일을 한 것은 크나큰 영광이면서 스스로를 방전시키는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작금의 높은 파고를 넘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으로 믿는다"며 "남은 대통령의 시간은 희망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