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현주> MZ세대가 지켜갈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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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강현주> MZ세대가 지켜갈 '한국인의 밥상'
강현주 농협전남지역본부 홍보실장
  • 입력 : 2021. 04.13(화) 16:49
  • 편집에디터
강현주 농협 전님지역본부 홍보실장
한국 최초 푸드 다큐멘터리 '한국인의 밥상'이 지난 1월 10주년을 맞았다. 대한민국 곳곳 향토음식의 숨겨진 이야기와 역사, 음식문화와 특색을 다루며 많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매주 한편씩 방영되는 한국인의 밥상은 7~8% 신청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다.

프로그램 속 맛기행에 나서는 최불암은 "가장 맛있는 건 가장 가난한 밥상"이라고 했다. '밥상 대부분이 어려운 시절 가족을 먹이기 위해 어머니가 궁핍한 식재료로 지혜를 짜 만든 작품'이라는 얘기다. 먹거리들과 밥상에 담긴 한국인의 희노애락을 담아내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진솔하고 담백하게 가슴 속에 스며들었다.

이 프로그램이 장수한데는 아련한 향수를 소환했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인 50~60대와 최근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MZ세대의 관심도 이끌어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MZ세대는 독특한 소비형태를 추구한다. M세대는 레트로(Retro)를 선호하는 반면 Z세대는 뉴트로(Newtro), 빈트로(Vin-tro) 등 성향이 강하다.

레트로가 과거를 그리워하며 과거 유행을 다시 꺼내 그 향수를 느끼는 반면 뉴트로는 같은 과거의 것인데 이를 즐기는 계층에겐 신상품처럼 새롭다는 의미다. '한국인의 밥상'이 MZ세대를 사로잡은 매력이다.

MZ세대는 독특한 소비성향을 보여준다. 집단보다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 공유,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 소비가 대표적이다.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란 의미,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오다라는 뜻의 커밍아웃(comming out)이 결합된 단어다.

정치·사회적 신념과 같은 자기만의 의미를 소비를 통해 적극 표현하는 소비자운동 일종이다. SNS에서 해시태그 기능을 사용해 관심사를 공유하고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낸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농업, 농촌의 공익적 가치는 83조원으로 2016년 물가로 환산하면 109조원에 달한다. 이는 문화·전통까지 포함된 가치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MZ세대들은 그 어느 세대보다 합리적이며 뛰어난 세대다. 우리 음식, 농산물에 대해 가치를 보존하고 사랑하는 방향으로 미닝아웃 소비를 하며 국내·외로 알린다면 K팝, 드라마를 넘어 K푸드가 국가와 인종, 시간을 초월해 사랑받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산업화가 진행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해도 고향과 가족에 대한 이미지는 MZ세대의 유전자 속에 오롯이 각인돼 있을 터다.

음식으로 고치지 못한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다. 수많은 인스턴트 속에서 우리 농산물로 정성을 들여 만든 음식이 그립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진정돼 고향을 찾아 어머니가 차려주는 소박하고 건강한 밥상 앞에 앉고 싶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