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상무와 떠나는 어메이징 시애틀 여행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항공사 상무와 떠나는 어메이징 시애틀 여행
  • 입력 : 2021. 03.25(목) 15:53
  • 박상지 기자

애틀란타에 있는 마틴 루텅 킹 기념관(위)과 마틴 루터 킹 기념관 내 전시 사진. 책 발췌

시애틀은 우산을 쓰지 않는다

김태엽 | 노란잠수함 | 1만7000원

'시애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것은? 비와 안개? 스타벅스 1호점?, 그것도 아니라면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에 자주 등장한 랜드마크 스페이스 니들?.

신간 '시애틀은 우산을 쓰지 않는다'에는 30년째 아시아나항공에서 근무 중인 김태엽 상무가 가장 사랑한 도시, 시애틀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있다. 시애틀은 풍요롭고 너그러운 대자연이 주는 혜택을 풍족하게 받은 도시이다. 어릴때부터 지리를 좋아했던 저자의 취미는 지도를 사 모으는 것이다. 학창 시절 사회과목에서 열대우림은 배웠지만 온대우림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지구 면적의 0.2%에 불과한 온대우림을 시애틀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정확히 짚자면 워싱턴주의 올림픽 국립공원 서쪽에 있는 호 레인 포레스트다. 시애틀에는 천혜의 때 묻지 않은 알래스카의 자연을 만나볼 수도 있는데, 여름엔 앵커리지, 겨울엔 페어뱅크스가 제격이라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빙하를 보려면 1916년까지 얼음으로 덮여 있었으나 지금은 호수가 된 앵커리지에서 가까운 포티지에서 호수 위 크루즈를 타거나, 위디어 또는 스워드에서 바다 빙하와 피오르드(Fiord)를 보라고 조언한다.

풍요롭고 너그러운 대자연은 시애틀에서 자란 사람들이 규제와 속박, 차별과 획일성에 단호하게 저항할 수 있는 원천이 됐다고 한다. 미국 백인들의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지만, 다행히 시애틀에서 자란 저자의 자녀들은 축구클럽이나 밴드에서 백인, 멕시칸, 흑인, 아시아인들이 서로 어우러져 어울릴 수 있었다고 한다. 시애틀이 자유와 공평을 지향해왔다는 것은 '킹 카운티'라는 지명에서도 알 수 있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름을 차용한 이 지명은 시애틀을 중심으로 한 워싱턴주가 유일하다.

저자는 이러한 조합이 만들어 낸 도시 위에 자신만의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관점을 가감 없이 더한 진짜 시애틀을 말한다. 특히 커피산업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비가 많이 오는 기후 특성상 시애틀은 커피산업이 일찍 발달했는데,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시애틀에 1호점을 낸 것은 시애틀의 커피산업 발달과도 무관하지 않다.

'시애틀은 우산을 쓰지 않는다'는 이곳으로 여행 오기를 유혹하는 책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어쩌면 한 도시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을 담은 책이라 보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이가 꿈꾸지만 잘 알지는 못했던 매혹적인 도시 시애틀의 다양한 매력을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자 김태엽은 고려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캐나다 콩코디아 대학 국제항공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국제업무, Alliance 팀장, 마닐라 지점장, 시애틀 지점장, 항공보안 팀장을 거쳐 현재는 대외협력 담당 상무로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지리와 역사에 관심이 많아 국내외 여러 곳을 다녔고, 2012년부터 2016년 초까지 시애틀에 주재하면서 세계적으로 다양하고 역동적인 미국 서북부, 특히 워싱턴주의 자연에 푹 빠져들었다. 자연과 역사 탐방을 위해 어디론가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스토리 유목민이다. 공저로 '시애틀 이야기-자연, 사색 그리고 사람'이 있고, '시애틀 인근의 대자연 Seattle's Amazing Surroundings'이라는 제목으로 아시아나항공 기내지(2018년 4월)에 글과 사진을 기고한 바 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