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도둑 '녹내장'… "실명 막기 위해 조기 발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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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시력 도둑 '녹내장'… "실명 막기 위해 조기 발견 중요"
시야 흐릿해진다면 병증 상당 진행||고도근시 등 저령층 환자 증가 추세||시신경 손상 원인… 안압 조절 관건||“40세 이후 정기 시신경 검사 필요”
  • 입력 : 2021. 03.16(화) 11:48
  • 곽지혜 기자
이태희 보라안과병원 원장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안압검사와 시신경검사를 통해 녹내장 의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라안과병원 제공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는 세계녹내장협회·세계녹내장환자협회가 녹내장을 알리기 위해 지정한 '세계 녹내장 주간'이었다.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도 불리는 녹내장은 완치가 없고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안구 질환이지만,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환자 스스로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실명에 가까워질 무렵에서야 시야가 흐릿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등 평소 시신경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녹내장이란?

녹내장은 백내장, 노년황반변성과 함께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3대 안과 질환 중 하나로 초기 증상이 없어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이다. 당뇨, 고혈압 등과 같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백내장과는 달리 완치가 불가능하며 평생 조절해야 하는 까다로운 질환이다.

녹내장은 흔히 고령이나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 연령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시력교정수술을 받기 위해 안과를 찾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젊은 녹내장 환자의 대다수가 근시 혹은 고도근시를 가진 경우가 많고 녹내장 외에 다른 망막질환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녹내장은 과거 눈 안의 압력이 상승해 시신경이 손상되는 병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현재는 안압 이외에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시신경이 점진적으로 죽어가면서 시야장애를 동반하는 '진행성 시신경병증'으로 분류되고 있다.

안압은 정상이면서 시신경이 죽어가는 '정상안압녹내장'이 국내에서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신경 손상' 원인… 초기발견 어려워

녹내장의 원인은 크게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안압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눌려 손상되는 것과 시신경으로 공급되는 혈류에 장애가 생겨 손상 되는 것으로 나뉜다.

특히 녹내장은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안압이 높고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및 근시를 가진 사람, 스테로이드 점안약을 장기간 투여한 경우 등에서 발생율이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50%가량 이상의 시신경 섬유 손상이 있어야 시야장애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녹내장 증상을 자각할 때 쯤엔 이미 어느 정도 진행이 된 경우가 많다.

녹내장은 급성(폐쇄각)과 만성(개방각)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녹내장은 전체의 약 10% 정도로 구토, 충혈, 시력 저하 등 급격한 증상이 발생해 빠른 진단이 가능하지만, 90%를 차지하는 만성 녹내장의 경우 뚜렷한 증상이 없고 한쪽 눈에서부터 증상이 시작돼 반대쪽 눈의 시야가 정상적으로 유지됨에 따라 증상을 알아채기 더욱 어렵다.

일반적으로 시야 손상이 많이 진행 된 경우에서 시력 저하 및 시야 협착 증상을 경험한다.

●'안압 조절' 중요

급성 녹내장은 빨리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안압하강제를 투여하고 고삼투압제를 정맥주사해 안압을 급격히 떨어뜨린 후 상황에 따라 레이저 홍채절개술이나 백내장 혹은 녹내장수술을 시행한다.

만성 녹내장의 경우에는 더 이상의 시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 안압하강제를 점안하는데, 안압하강제의 장단점과 부작용 등을 고려해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면, 안압 조절이 불충분하거나 시신경 손상이 급격히 진행된 경우에는 녹내장 수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수술의 목적은 안압의 조절 및 실명의 예방이며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복구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치료를 제대로 하면 법적 실명에 이르게 될 가능성은 5%에 불과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치료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안약 사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출하거나 몸이 아플 때에도 약물을 빠짐없이 사용해야 한다. 또 두 가지 이상의 안약을 사용할 때는 적어도 5분 이상 기다린 뒤 두 번째 안약을 사용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물, 커피, 차 등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으며 담배는 끊는 것이 좋다. 관악기나 풍선 같은 것을 많이 부는 것은 안압 상승 위험을 높일 수 있고 너무 목에 꼭 끼는 옷이나 넥타이도 좋지 않다.

이태희 보라안과병원 원장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안과전문의를 찾아 안압 검사와 시신경 검사를 통해 녹내장 의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내장은 완치될 수 없고 약물, 레이저, 수술 등의 방법으로 시신경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주기적인 검사와 외래추적관찰 및 정확한 진단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남은 시야와 시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