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작가들의 일곱가지 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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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일곱작가들의 일곱가지 봄 풍경
광주신세계갤러리, 신춘기획전 '마음의 생태학'||김민주·양지윤 등 70~90년대생 작가 7인 참여||자연과 나눈 대화… 관객과 공감대 형성 기대
  • 입력 : 2021. 03.15(월) 16:10
  • 박상지 기자

김민주 작 '사유의 숲'

살갗을 스치는 바람의 감촉이 다르다. 아리지 않고 부드럽다. 봄은 눈과 귀가 포착하기 전, 피부를 통해 온기를 전하며 비로소 봄이 왔음을 알린다. 주위의 향기도 달라진다. 무거운 땅을 뚫고 싹을 틔우는 생명력이 만들어 낸 향기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도 기지개를 켠다. 봄바람의 힘은 이렇게나 부드럽고 강하다.

어떤 이들은 봄바람의 힘을 캔버스에 담는다. 작가와 자연이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온전히 자연의 모습만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마음도 함께 바라보게된다. 실제 풍경을 보는 것과 자연을 담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일이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되는 까닭이다. 세상을 가득 채운 자연의 모습 중 어디에 집중하고, 무엇을 덜어내는지, 작가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무궁무진하다. 자신이 감각한 자연을 해체하고 재조합해 만들어낸 작품은 작가의 내면이 담긴 '생태계'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봄을 맞아 신춘기획전 '마음의 생태학'을 개최한다. 오는 4월1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자연의 모습을 선보이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모습은 아니다. 작가의 마음의 눈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자연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오롯이 개인의 내면에서 진행되고 그 결과 탄생하는 것 역시 지극히 주관적인 풍경이다.

전시에는 자연의 생명력을 각기 개성 넘치는 방식으로 표현한 7인의 작가 김민주, 양지윤, 윤겸, 윤혜린, 이들입, 하지훈 등이 참여한다. 이들의 작품은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점에서 공통되지만, 그 표현방식은 각기 다르다. 때로는 자연의 구체적 모습으로부터 멀어진 작품이 역설적이게도 자연의 모습을 더욱 잘 담아내기도 한다. '마음의 생태학'에서 마음을 사로잡는 풍경을 만난다면,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관람객과 작가의 내면 사이에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참여작가 7인은 1992년생 윤혜린 작가부터 1977년생 이이정은 작가까지, 90년대생 1명, 80년대생 4명, 70년대생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양지윤·이들닙 작가는 나뭇잎과 같은 자연물을 가져오되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에 변화를 주고, 윤혜린 작가는 자연에서 받은 느낌을 강렬한 색채와 터치로 표현한다. 김민주 작가에게 자연은 무릉도원과 같은 이상향이다. 윤겸, 이이정은 작가는 넘실거리는 자연의 에너지나 움직임을 포착하고, 하지훈 작가는 자연이 주는 인상을 마치 광물처럼 응결시키고 있다.

광주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일곱 작가가 만들어낸 일곱 풍경은 전시장 안에서 때로는 어우러지고 때로는 부딪히며 '마음의 생태학'이라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며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왕성하게 활동하며 예술세계를 심화, 확장시켜온 이들의 작품은 앞으로의 한국 미술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화점 1층에 위치한 갤러리는 보다 다양한 창구를 통해 관람객들을 만나기위해 퍼스트라운지, 멤버스라운지, 컨시어지데스크에도 전시를 선보인다.

이들닙 작 '주변의 모든것에'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