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창당이래 최대 위기...김종철 대표, 성추행 직위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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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정의당 창당이래 최대 위기...김종철 대표, 성추행 직위해제
장혜영 의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선명 진보노선 표방한 대표가 자행||직무대행 김윤기…충격속 당 존립 위기
  • 입력 : 2021. 01.25(월) 16:19
  • 서울=김선욱 기자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사퇴한 가운데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당대표실에서 부대표단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의당이 당 대표의 소속 국회의원 성추행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 성범죄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온 진보 정당에서, 소속 의원을 상대로 당 대표가 성추행을 했다는 점에서 당 존립 문제는 물론 정치적으로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의당은 25일 김종철 대표가 장혜영 의원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으며, 당 대표단회의에서 대표 직위해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긴급 대표단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소식을 알려드리게 됐다"며 "지난 1월 15일 발생한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피해자는 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혜영 의원"이라고 전했다.

정의당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여의도에서 김 전 대표가 장 의원과 당무상 면담을 위해 가진 저녁 식사자리 직후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식사 뒤 차량을 기다리는 도중 김 전 대표가 장 의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이다. 이후 장 의원은 18일 배 부대표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젠더인권본부 차원에서 양측을 면담하고 조사했다. 김 전 대표는 장 의원의 문제 제기 후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부대표는 "이 사건은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이라며 "가해자인 김종철 대표 또한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추가 조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대표단 회의에서 배 부대표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김 전 대표를 직위해제하고 중앙당기위원회 징계 절차에 회부했다. 피해자인 장 의원의 실명 공개는 본인 동의 하에 이뤄졌다. 장 의원 의사에 따라 김 전 대표 성추행에 대한 형사 고발 조치는 하지 않기로 했다.

정의당은 △피해자 의사 존중 및 일상 회복 우선 △가해자 무관용 원칙 엄중 처리 △2차 피해 방지 및 엄중 징계 방침을 밝히며, "성평등 실현을 위해 앞장서 왔던 정당의 대표에 의해 자행된 성추행 사건이다. 진심으로 깊이 사과 드린다.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전 대표는 서면 입장문을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고 피해자는 큰 상처를 받았다. 피해자께 다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날 김윤기 부대표의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당규에 따르면 대표 궐위시 (직무대행을)임명해야 한다"며 "김윤기 대표 직무대행과 당대표 보궐선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은 대표단회의와 전국위원회 논의를 거쳐 후임 당대표 선출 일정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21대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심상정 대표의 후임이자, 진보정치 세대교체의 상징으로 선출됐다. 민중민주(PD) 계열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노회찬 의원의 원내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선명한 진보노선을 표방해 온 김 전 대표가 성추행이라는 부도덕한 행위로 퇴장하면서 정의당은 존립 위기에까지 내몰리게 됐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