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맞은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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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야단맞은 기획재정부
박성원 디지털콘텐츠본부장 겸 경제부장
  • 입력 : 2021. 01.25(월) 16:46
  •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항상 웃는 낯이어서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크게 화를 냈다. 지난 21일 '코로나19' 방역으로 영업제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을 위한 '자영업 손실보상제' 입법화에 난색을 표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에게 '여기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크게 질타한 것.

이튿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영업제한 손실보상에 대한 입법적 제도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재부도 어떠한 형태로든지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내부점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물러서면서 손실보상금 제도화를 둘러싼 정부 내 이견은 일단락됐다.

이번 일을 두고 정세균 총리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민생경제 회생을 위해 재정당국의 발빠른 대응과 정책 추진을 다그치기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 정세균으로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정 총리가 여러 정부 부처 중 유독 기재부를 상대로 질책을 쏟아낸 것은 눈여겨볼 만 하다.

정 총리는 지난해 4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때에도 '소득하위 70% 지급'을 고집한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크게 질책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전국민 지급'으로 의견을 모았음에도, 기재부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정 총리는 '큰 틀에서 정부의 입장이 정리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재부 내에서) 국민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발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정 총리가 2차례나 기재부를 공개 질책한 것은 코로나19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는 국민들은 외면한 채 '국가 부채를 늘리면 안 된다', '재정건전성이 중요하다'는 구태의연한 주장을 되풀이하는 기재부 관료들에 대한 작심 비판으로 읽힌다.

막대한 국가 예산 투입을 둘러싼 '예산 퍼주기', '선거용' 이라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겠지만 지금은 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이는 국가적 위기상황이다. 전시엔 나라 곳간 보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기재부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 범국가적 민생 회복 대책에 번번이 반기를 들게 아니라, 국민들을 살릴 적극적이고 신속한 재정 투입에 나서야 한다. 국가 빚 걱정은 코로나 극복 이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박성원 디지털콘텐츠본부장 겸 경제부장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sungwo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