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로 소 들어왔소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미술
 갤러리로 소 들어왔소
광주신세계갤러리, 신축년 맞아 '2021, 반갑소!'||21일부터 2월23일까지 소 주제||황영성·김상연·윤남웅 등 13인 작품 전시
  • 입력 : 2021. 01.19(화) 16:01
  • 박상지 기자

나무와 철, 생버섯을 활용한 김상연 작가의 설치작품 '희망-길' (2021)

십이지(十二支) 중 두 번째 동물인 소는 설화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 근면함을 대표하는 동물이다. 비록 잔꾀를 쓴 쥐에게 1등을 뺏겼지만, 열두 동물 중 2등을 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 힘세고 성실한, 그리고 머리까지 좋은 동물인 소를 공동체의 상징이나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보편적인 문화였고, 지금도 10억 인구의 종교 힌두교에서는 소를 신성시하고 있다.

농경문화를 중심으로 역사를 이어온 한국에서도 소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우리에게 소는 가정과 국가의 생계를 책임지는, 단순한 가축 이상의 가족과 같은 존재였고 속담 등 우리 문화 곳곳에서 강인하고 친근한 소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며 전통적인 농경 사회에서 벗어난 지금도, 소는 한국인들이 가장 친근하게 여기는 동물로 자리 잡았다.

새해를 맞아 광주신세계갤러리로 소들이 찾아왔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2021년 신축년(辛丑年), 하얀 소의 해를 맞이하여 신년기획전 '2021, 반갑소!'를 21일부터 2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원로작가부터 신진작가까지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13인의 작가가 신축년을 기념하기 위해 소를 주제로 제작한 작품을 선보인다.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표현된 소들은 때로는 묵직하고 힘찬 모습으로, 때로는 가볍고 귀여운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전시장 공간을 널찍하게 사용한 작품들이다. 전시의 메인 벽면은 광주시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한 바 있는 원로작가이자 소를 주제로 한 작품을 제작해온 황영성 작가의 작품들을 전시하여 전시의 중심을 잡았고, (사)한국서예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전명옥 작가가 새로이 제작한 가로 3m크기의 수묵화 '우보천리(牛補天理)'는 쇼윈도에 설치되었다. 그리고 전시장 입구를 마주보고 있는 김지영 작가의 설치 작품 '꽃길만 걷소'는 송아지와 꽃이 어우러져 포토존이 될 만큼 매력적이다.

이외에도 날개 달린 소가 트레이드마크인 김상연 작가는 세 점의 입체 작품을 출품하여 전시의 다양성을 더하고 황중환, 임현채, 이조흠 작가의 작업에서 캐릭터화된 소의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김해성 작가와 윤남웅 작가가 힘찬 터치와 강한 색채로 힘찬 기운을 전한다면, 정현성 작가와 이혜리 작가의 작업은 보다 부드러운 터치로 제작되었는데, 2m 길이의 두루마리 형식으로 제작된 이혜리 작가의 '작은소'는 이야기책을 보는 듯하다. 자연을 주제로 한 기존 작업의 연장선에 있는 김제민 작가의 'Grass-소'나 특유의 인물표현을 바탕으로 한 성혜림 작가의 작업까지 13인의 작가는 공통된 주제 속에도 자신의 개성을 녹여낸 작품을 선보이며 '2021, 반갑소!'를 구성했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2021년 우리에게 다가온 소는 평범한 소가 아니라 신성한 '흰 소'"라며 "'2021, 반갑소!'는 코로나 19라는 신종전염병의 확산으로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던 2020년을 보내고,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한 2021년을 반갑게 맞이하며 관람객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성 작 '흰소(놀이동산)

윤남웅 작 '새봄'

임현채 작 '소에게서 온 편지'(2021)

황영성 작 '그리운 시간'(2017)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