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속… 한국 교육, 새로운 길 직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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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코로나 지속… 한국 교육, 새로운 길 직면하다
•Changed by Coron ③교육계 격변||온라인 수업으로 학력 격차↑||폐교 늘면서 지역 생존권 위협||"협업으로 맞춤형 교육 혁신"
  • 입력 : 2021. 01.19(화) 16:40
  • 양가람 기자
초등학교1~3학년 학생들의 3차 온라인 개학일인 지난해 4월 20일 광주 북구 율곡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없는 텅빈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지 1년이 됐다.

당초 전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한국 교육에 많은 변화를 생겼다. 미뤄진 등교로 교실은 텅 비었고,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새학기를 맞았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수업으로 학습 결손과 격차 심화 우려도 과거보다 더 커졌다.

교육계는 올해도 코로나19 확산과 완화가 반복되면서 대면과 비대면 수업 병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면서 교육 콘텐츠 경쟁력 제고와 함께 정보격차 해소에 방점을 두고 '위드 코로나' 시대를 겪어내겠다는 의지도 내비친다.

●대면·비대면 번갈아 '퐁당퐁당' 등교… 학습격차↑

지난해 코로나19 예방 차원으로 전국의 학교에서는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이 병행돼 이뤄졌다. '퐁당퐁당' 등교로 그동안 학교가 맡아 온 교육·돌봄에 공백이 생기자 취약 계층부터 무너졌다. 아이 맡길 곳이 없어진 맞벌이·한부모 가정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고, 자기주도 학습 습관이 잡히지 않은 학생들의 학습 부진도 큰 문제로 떠올랐다.

교육부가 지난해 8월 전국 초·중·고 교사들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0%는 '학생간 학습 격차가 커졌다'고 답했다. 학습격차가 심화된 이유(중복 선택)에 대해서는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차이(64.9%)'와 '학부모의 학습 보조 여부(13.9%)'를 꼽았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나 학습 여건이 좋은 학생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공부할 수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학생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비대면 수업 병행에 따른 기초 학력을 진단·보장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그간 쌓아 온 온라인 수업에 대한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해 학습 결손과 학력 격차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육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포용적인 디지털 정책 역시 필수적이다.

지난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 트렌드 전망' 웹세미나에 참석한 장혜승 한국교육개발원 디지털교육센터 이러닝팀장은 "비대면 교육의 품질과 저작권 이슈 등을 감안하면, 결국 우리나라의 교육 콘텐츠 경쟁력이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이나 단위 학교를 통해 비대면 교육을 지원하고 있지만, 특수교육대상 학생이나 취약계층 학생과 같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국민을 위한 디지털 포용 정책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학교가 사라지는 전남… "지역 생존권 달려"

코로나19로 지역 교육의 현실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무엇보다 학령 인구 급감으로 폐교되는 초등학교가 많은 전남의 시름이 깊었다. '위드코로나' 시대엔 마지막 한 학생까지도 보듬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전교생이 60명 이하인 소규모 초등학교는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1488개교였다. 지역 별로는 △경북 231곳 △전남 223곳 △전북 199곳 △강원 189곳 △경남 178곳 △충남 169곳 △경기 119곳 순이었다. 지난해 신입생이 0명인 초등학교도 전국에 115곳이었는데, 전남이 23곳으로 제일 많았다.

학교의 소멸은 새로운 인구 유입을 막아 지역의 붕괴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남도교육청이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오준경 전남교육청 행정과장은 "교육과 지역의 생존성은 불가분 관계"라며 "전남교육청은 작은 학교로 학생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제한적 공동학구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남 19개 지역에서 시행된 제한적 공동학구제 덕에 시·읍 지역 초·중학교 134교에서 면 단위 초·중학교 278교로 총 1986명의 학생이 유입됐다. 소규모 학교의 교육 과정 정상화와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 속에 도교육청은 확대 운영을 계획 중이다.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할 때… 집단〉개인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교육계에선 패러다임 전환, 즉 '교육 혁신'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먼저 여럿이 한 자리에 모여 지도를 받는 기존 교육 방식이 효율적인가에 의문이 제기됐다. 자의든 타의든 온라인 기기를 활용한 수업이 이뤄졌던 만큼 앞으로도 물리적 대면 방식의 교육 비중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쌓인 데이터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 학생들이 어떤 단원, 어떤 내용의 이해도가 높은지 등을 파악해 콘텐츠에 반영하면 학습 효율도 상승한다는 것이다.

'위드코로나'시대 교육은 개인별 능력보다 집단 지성을 더 중요시 한다. 맞춤형 교육을 위해선 데이터 기반의 분석과 평가가 선행돼야 하는데, 이는 다양한 기업, 단체와 협업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의 질과 효율을 개선 시키려면​ 다양한 집단이 협력해야 한다. 교육 정책은 정부에서 정하지만 학습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건 기업이다. 큰 틀에서 움직이는 정부보다 기업의 변화 속도가 더 빠르다. 서로 전략적으로 보완이 되면 교육 시스템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