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자코메티 '초일류' 이건희 콜렉션 감정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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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피카소·자코메티 '초일류' 이건희 콜렉션 감정가는?
삼성 '이건희 콜렉션' 1만2000여점 감정중… 1조5000억대 추정
  • 입력 : 2021. 01.18(월) 16:29
  • 뉴시스
삼성 리움미술관 전경. 뉴시스
삼성이 이건희(1942~2020) 회장의 개인 미술 소장품이 세계 유명미술작가인 피카소, 게르하르트 리히터, 자코메티 등 현대미술품과 국보급 고미술품 등 1만2000여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이 이 회장의 별세 이후 '이건희 미술품'을 국내 감정단체에 의뢰하면서 알려졌다.

18일 한국화랑협회 미술품감정위원회,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등에 따르면 감정 대상 미술품 숫자는 1만2000여점이 넘을 것이라며 감정가 총합은 1조5000억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술품 감정은 리움미술관, 용인 별도 수장고(삼성 안내견 훈련소 인근) 등 여러 곳에서 동시에 감정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측은 국내 감정단체 3곳의 감정위원들이 장르별로 감정을 보고 있고, 최종 감정 평가는 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협회측 위원들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의 콜렉션 규모에 놀라움과 동시에 고마움이 든 감정이라는 입장이다. 국내외 미술에 조예가 깊은 초일류 콜렉터로 알려진 이 회장답게 감정 의뢰 품목 역시 최고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석물·고서·도자기·불화 등은 한국 국보급과 보물급이 즐비해 수십억대 감정가가 쏟아졌다는 전언이다.

근현대 미술품은 피카소, 샤갈, 마그리트, 자코메티, 게르하르트 리히터, 리히텐슈타인, 루이즈 부르주아, 아니쉬 카푸어, 데미언 허스트 등 동시대 유명 미술품의 대표작들이 소장돼 있어 그 자체만으로 수준 높은 국제적인 현대미술관을 만들 정도의 훌륭한 수준인 것으로 알렸다.

한 협회측 감정위원은 "특히 가장 주목받는 작가의 소소한 드로잉부터 대표작들을 소장하고 있어서 경제적 가치를 넘어 사료적 가치까지 갖췄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귀띔했다.



감정 절차 이후 해당 미술품의 행방은 판매와 기증,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상존한다. 크리스티·소더비 등 해외 경매를 통해 '큰손'에게 판매한 수익으로 상속세를 충당할 수도 있고, 호암미술관·리움 등을 관할하는 삼성문화재단에 넘길 수도 있다.

화랑협회등 감정협회측은 국보급 보물급과 동시대 최고의 현대미술품이 국내에 있고 한 개인의 소장품으로 있는 이상 상속세 및 재산세를 미술품으로 대신 낼 수 있도록 보장하는 '문화재·미술품 물납제'가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재산 처분과 관리가 쉬운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으로 물납을 한정한다. 세금부담 완화와 문화유산의 해외유출 방지 등을 위해 문화재와 미술품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적정한 가치평가·관리의 어려움으로 제도화를 이루진 못했다.



이건희 소장품을 감정했던 한 감정위원은 "대기업 혹은 그룹 오너가 고가의 미술품을 소장했다고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문화가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인 만큼, 이 작품들의 올바르고 효용적인 쓰임새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물납제도를 정부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건희 회장 개인 의지와 노력 덕분에 수천 점에 이르는 국보-보물급 문화재가 한 곳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관리될 수 있었다"면서 "그렇지 않았다면 수천 곳에 흩어져 행방이 묘연했을 것이 분명하고, 곧 문화재 유실로 이어졌을 확률도 높다.지금 세계 각국은 자신들의 전통문화자산을 지키고 회수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만큼 문화예술의 뿌리는 국가의 근간과 정체성 확립을 위한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는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