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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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코로나 치료제 주의보
  • 입력 : 2021. 01.12(화) 16:29
  • 이용규 기자
 스페인독감은 인플루엔자 대유행 중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그다지 스페인과 관련이 없음에도 1918년 5월 마드리드에서 독감 사례가 보고된 연유로 감염병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918년 3월 미국에서 처음 발생해 1919년까지 전세계에서 약 5000만 명이 희생됐다. 미국에서만 67만5000명이 사망했는데,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20~40대의 사망률이 높았다. 바이러스성 감염병인 계절 인플루엔자가 노약자들을 주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젊은 층의 높은 사망률은 2009년 한 논문을 통해 의문이 풀렸다. 미국 출신의 카렌 M 스타코 박사는 '사망자 상당수 폐에 마치 익사자처럼 물이 차 있었다'는 당시 부검의 보고서를 토대로 아스피린의 과다 복용에 의한 사인을 제기했다.

 독감 환자들의 아스피린 과다 복용은 바이엘사의 특허권과 관련이 있었다.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었던 바이엘사는 1917년 12월로 10년간의 특허 시한이 끝나감에 따라 아스피린 판매에 열을 올렸다. 미국의학협회 저널도 '아스피린 복용을 여섯 시간에서 세 시간으로 간격을 줄여야 효과가 있다'고 거들었다. 발열 공포에 사로잡힌 이들이 복용한 양은 오늘 날 하루 허용량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체내 배출이 오래 걸리는 특성으로 인해 늘어난 양만큼 몸에 축적돼 장기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불안 심리를 파고든 부정확한 치료제 정보가 유포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약처는 최근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 치료나 예방에 효과가 없음을 밝혔다. 초창기 코로나 치료 후보 물질로 거론된 이 약품에 대한 구매 문의와 온라인에서 해외 직구 정보 공유 등이 나돌아 주의보를 발령한 것이다. 오히려 함부로 복용하면 간, 신장장애, 저혈당, 당뇨, 골다공증, 녹내장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민간 요법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황당한 일이다. 한 유튜버는 고춧대 달인 물을 하루 1ℓ 복용하면 코로나를 포함해 모든 바이러스를 소멸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노인들을 현혹시켰다. 식약처는 시중에서 떠돌고 있는 코로나 민간요법 효과는 안전성은 물론 과학적으로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쐐기를 박았다. 불분명한 의학정보와 민간요법이 코로나를 잡으려다 자신의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겠다.



이용규 기자 yg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