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으려고 범행"… 금은방 털이범 경찰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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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빚 갚으려고 범행"… 금은방 털이범 경찰관 구속
CCTV 관제센터 근무 이력 범행에 도움||도박 사이트에 접속, 돈 거래 정황 발견 ||"동료들에게 미안… 죽을 죄 지었다"
  • 입력 : 2021. 01.10(일) 17:30
  • 도선인 기자
특수절도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 임모(47)경위가 지난 8일 오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법 101호 법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 월산동에 위치한 금은방에서 3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치고 달아단 경찰 간부가 결국 구속됐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10일 금은방에 침입해 귀금속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광주 서부경찰서 모 파출소 소속 임모(47) 경위를 지난 8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 경위는 지난달 18일 오전 4시께 광주 남구 월산동 한 금은방의 유리문을 부수고 침입해 3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임 경위는 주택 구매·유흥비·양육비 명목으로 빌린 1억 9000여만원 규모의 신용 대출금을 갚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자백했다.

또 금은방을 털고 달아나는 과정에 차량 번호판을 고의로 가린 혐의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경위는 실질심사를 앞두고 법정 앞 취재진의 질문에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답했다. 심사를 마친 뒤 '도박 빚 때문에 귀금속을 훔쳤냐'는 질문에는 "아닙니다"고 말했다.

심문 당시에는 "경찰관으로서 잘못했다. 죽을죄를 지었다"며 "빚을 한 번에 갚아야겠다는 생각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경위는 도박 빚이 범행 동기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광주 남부경찰서 수사팀은 임 경위가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고 돈 거래를 한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임 경위는 마스크·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미리 준비한 공구로 금은방 유리창·진열대를 차례로 깨부순 뒤 1분여 만에 귀금속을 갈무리 했다.

범행 직후 임 경위는 번호판을 가린 자가용을 몰고 CCTV가 느슨한 전남 지역으로 도주해 수사망을 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 경위는 앞서 광주시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2년 동안 근무해 CCTV 현황 파악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절도를 저지르고 5일이 지나고서는 광주시 CCTV 통합관제센터를 방문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임 경위는 동료 경찰관에게 개인적인 서류를 출력해달라는 명목으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국 범행 20일 뒤인 지난 6일 오후 10시 48분께 지역 모 대학병원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