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죽했으면 한파 속 수영복 시위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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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오죽했으면 한파 속 수영복 시위했겠나
남구체육관 강사들 대책 촉구
  • 입력 : 2021. 01.10(일) 16:23
  • 편집에디터

광주 남구다목적체육관에서 일하는 수영 강사들이 지난 8일 엄동설한 속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거리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실내 스포츠 시설 집합 금지 조치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지자체에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 남구 다목적체육관 소속 비정규직 강사와 종사자 50여 명은 성명을 내어 "코로나19 여파로 다목적체육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소속 스포츠 강사와 종사자들이 거리에 나앉게 됐다."며 "공공체육관 운영 주체인 남구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실내 체육시설 운영이 중단됐다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체육 시설 위탁을 맡은 회사의 재정 적자로 감봉, 휴직 등을 감수했다. 이로 인해 월세, 카드값,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등 생계가 막막해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위탁 운영 업체가 5000만 원을 긴급 지원했지만 새발에 피인 셈이다. 더욱이 수영과 헬스, 배드민턴, 요가, 검도 등 비정규직 강사들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다른 직장도 구하지 못해 국가의 코로나19 생계비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한다. 이들은 오죽했으면 영하 10도 안팎의 혹한 속에서 백운동 남구청사 앞에서 삭발과 수영복 차림을 한 채 시위를 펼쳤겠는가. 코로나19 대유행은 이들 비정규 강사와 근로자들의 잘못이 아닌 국가적 재난 상황이다. 이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남구에 지원책 마련을 요청했으나 이렇다할 반응이 없자 이날 극한의 시위를 감행한 것으로 여겨진다 .

남구는 위탁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비정규직 강사와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생존권 보장을 위해 인건비, 공공요금 지원 등 실효성이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지자체들이 국가보다 앞서 별도의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 것을 우리는 많이 지켜보아 오지 않았는가. 재정난 탓만 하지 말고 지방의회와 함께 추경예산이라도 세울 방도를 찾아 봐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