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만오면 염화칼슘 제설…이젠 친환경 제설제로 '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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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눈만오면 염화칼슘 제설…이젠 친환경 제설제로 '깔끔'
광주시·북구·남구 도입 확대||자동차 부식·도로 파괴 예방||천일염·불가사리 제품 개발도
  • 입력 : 2021. 01.11(월) 11:06
  • 조진용 기자

광주시는 염화칼슘 879톤 보다 369톤 많은 친환경제설제 1248톤을 확보해 북구 본촌동 종합건설관리본부 본촌청사에 보관중이다. 광주시 제공

눈만 오면 도로에 뿌리는 염화칼슘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됐다. 광주시가 염화칼슘 대신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하기로 해서다. 광주 남구와 북구는 올겨울 염화칼슘 대신 친환경 제설제를 전면 사용하기로 했다. 영광군은 천일염을 제설제로 활용하는 등 광주·전남 자치단체가 앞다퉈 환경보호 차원에서 친환경제설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염화칼슘 성분이 없고 금속 부식 억제제가 첨가된 친환경제설제. 광주시 제공

친환경제설제 사용 자치단체 증가

겨울철 눈이 쌓이면 제설차로 염화칼슘을 뿌려댔다. 단점이 많았지만 당연시 됐던 행정이었다.

염화칼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광주시와 각 구청이 팔을 걷어 부쳤다. 1월 현재 광주시는 친환경 제설제 1248톤, 소금 305톤, 염화칼슘 879톤을 확보했다. 전체 비중에서 염화칼슘이(36.1%) 크게 줄었다. 광주 남구와 북구는 아예 염화칼슘 대신 친환경 제설제만을 사용하기로 했다. 광주 남구는 친환경제설제 17톤, 소금 400톤, 모래주머니 40톤을, 광주 북구는 친환경제설제 84톤, 소금 250톤, 모래주머니 40톤을 준비했다.

친환경 제설제는 발열반응 방식으로 눈을 녹인다. 염화칼슘 처럼 눈을 녹이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흡열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금속부식 억제제까지 첨가돼 인체와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으며 자동차 부식을 낮추고 도로 콘크리트 파손도 줄여준다. 분진이 날리지 않아 제설활동도 편리하다. 반면 염화칼슘은 자동차 하부를 부식시킬 정도로 강한 염분을 갖고 있다. 이 염분은 식물까지 피해를 준다. 염분으로 인해 토양 이온 농도가 증가하면 식물에 미치는 삼투압이 증가하고 물흡수 능력이 떨어져 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

북구는 올 겨울 염화칼슘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제설제 84톤을 준비해 제설작업에 사용한다. 북구 제공

서상철 광주 북구청 건설과 계장은"염화칼슘이 톤당 16만5000원, 친환경 제설제는 톤당 35만원으로 부식 억제제가 첨가돼 있어 비싸지만 환경보전을 위해 제설작업에 친환경제설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 남구도 친환경 제설제의 '녹아있는 상태 지속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태균 광주 남구청 건설과 계장은 "염화칼슘이 눈을 빨리 녹이기는 하지만 기온이 내려갈 경우 녹았던 눈이 다시 얼게돼 제설효과가 떨어진다"며 "친환경 제설제는 염화칼슘보다 눈을 녹이는 속도가 느려 지속성이 오래가 오히려 제설현장에서 선호한다"고 말했다.

전국 천일염 생산량 10% 이상을 차지하는 영광군은 가격이 하락할 경우 애물단지 신세였던 천일염이 제설제로 사용되는데 적합성 판정을 받았다. 영광군 제공

천일염·불가사리, 친환경 제설제로 변신

친환경 제설제 외에도 다양한 제설제 개발에 나서는 지자체와 기업이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지자체가 영광군이다. 영광군은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10%를 생산하는 곳으로 천일염 가격이 하락할 경우 애로가 많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천일염을 활용한 제설제를 개발해보기로 했다. 지난 2019년 5월~12월 목포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연구를 펼쳤다. 연구 결과 목포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천일염을 활용한 제설제 적합성 판정을 받았다. 천일염 가격이 하락할 경우 천일염을 활용한 제설제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불가사리를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를 만든 기업도 있다. 서울 업체인 ㈜스타스테크는 기존 제설제에 불가사리 추출물과 부식 억제제를 특정 비율로 혼합해 부식억제 효과를 높이는 제품을 개발했다. 불가사리에서 추출된 구멍이 많은 구조체가 오염원인 염화이온을 흡착해 부식을 억제하는 원리다. 플레이크(조각) 형태가 아닌 특수 코팅된 구슬 형태로 제작돼 분진이 없고 재설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환경전문가들은 염화칼슘보다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늘리려는 시도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관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염화칼슘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연구 개발이 이어지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하지만 친환경 제설제 개발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제설제 제품 중 염화칼슘이 소량 함유된 제품도 있어 추가 피해 사례는 없는지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