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5-3> "상인·예술인 상생 방안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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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15-3> "상인·예술인 상생 방안 모색해야"
대인시장만의 정체성 필요해||온라인 판로 개척 눈돌릴 때||예술인과 지속적 상생 꾀해야
  • 입력 : 2020. 12.13(일) 18:18
  • 양가람 기자
대인예술시장 내 비영리 공연예술단체 드리머스. 지난 2015년부터 매주 토요일 대인야시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해왔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지금은 매달 2회씩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고 있다. 도선인 기자
매주 토요일 밤마다 이어져 온 대인야시장이 문을 닫은 지 12개월여.

언제 다시 불을 밝힐 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상인과 예술인 모두 울상을 짓고 있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야시장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전통시장 본연의 정체성을 찾아야 할 시기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예술인과 상인 모두를 위한 대책은 과연 있을까.

●대인예술시장, 코로나19 이전부터 위기

대인야시장이 열리는 동안 주변 식당, 가게들의 매출이 많이 증가했던 만큼, 야시장 중단으로 경제난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일단 대인야시장 중단의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19다. 하지만 대인예술시장의 위기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적돼 왔었다. 대인예술시장만의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야시장의 매출에만 의존하려 했던 탓이다.

동구 일자리경제과 전통시장계 관계자는 "대인야시장은 전통시장에 예술을 입힌 콘셉트로 한때 인기를 끌었다. 야시장 당일엔 일반 상점에서도 식혜 등 먹거리를 판매하는 형식으로 수입을 올리는 등 야시장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면서도 "현 상황은 야시장이 없다고 매출이 줄어든 거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이전부터 대인예술시장은 위기였다"면서 "대인예술시장 자체적인 상품 가운데 특색 있는 게 하나도 없다. 남광주시장은 수산물로 특성화에 성공했고, 국밥거리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새벽시장에는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다"고 말했다.

●비대면 시대 온라인 판매 활성화 꾀해야

코로나19로 더욱 설 곳이 없어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온라인 판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통시장이 동네 마트보다 경쟁력이 약한 이유가 '배달' 때문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전통시장 성공사례로 거론되는 남광주시장은 연말에 네이버 동네장터에 이름을 올리고 온라인 판매 유도를 위해 상인 대상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동구는 자체적인 지원이 별로 많지 않아 공모 등을 통해 사업을 진행한다. 남광주시장은 2년짜리 공모사업에 선정돼 확보한 국비로 온라인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자체 경쟁력조차 부족한 대인예술시장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시에서 공공배달앱을 만든다. 수수료도 3퍼센트 이하로 적고, 상생카드 사용도 가능하다고 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대인예술시장도 공공배달앱으로 활성화를 꾀해보려 한다"고 답했다.

●예술인과의 근본적 상생 방안 모색해야

예술인을 위한 지원책도 연계성과 지속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인야시장은 광주시가 주관해 매년 사업단을 꾸려 예술인을 지원해 왔다. 코로나19로 야시장이 중단된 상태지만, 시는 온라인 공연 지원 등 예술인 창작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광주시 문화도시정책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야시장이 중단되면서 문화공연을 못하고 있다. 다만 예술인 창작활동지원은 꾸준한데, 온라인으로 활동 중인 드리머스가 대표적이다. 공연팀을 섭외해 영상 찍어 유튜브로 업로드하는 걸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은 예술인의 온라인 공연 확장성에 한계도 있었다. 동구 관내 예술 지원사업과의 연계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는 이유다.

현재 동구는 충장22나 미로센터 등을 중심으로 예술인을 지원·육성하는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예술인들끼리의 협업 시스템은 거의 없다.

동구 관계자는 "동구 관내 예술 프로젝트가 많은 만큼, (예술인) 연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예술인마다 정체성과 색깔이 다른 만큼, 연계 방향 등에 관해서는 신중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예술인과 상인 간 소통이 향후 대인예술시장 부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인야시장 운영방식을 놓고 갈등이 있었던 탓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예술인들은 개인 창작활동 시간 부족으로 매주 야시장이 열리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 하지만 상인들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주 야시장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면서 "대인예술시장만의 정체성이 부각된 벽화나 조형물 설치도 내심 기대했던 걸로 안다. 당시 해당 문제를 놓고 논의를 했지만,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내년 대인야시장이 재개되기 전에 가닥이 잡혀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