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심해 준설하랬더니… '불량 준설토'로 둑 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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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
"악취 심해 준설하랬더니… '불량 준설토'로 둑 쌓아"
무안군 대죽도 경관배수로 준설사업 '졸속 논란'||악취·오염 준설토로 600m구간 둑쌓기용 활용||오염 준설토 위해 꽃씨까지 뿌려…"귀를 의심"
  • 입력 : 2020. 12.14(월) 16:59
  • 무안=성명준 기자
무안 남악신도시 일원의 대죽도 경관배수로 준설공사 과정에서 악취와 오염이 심각한 '불량 준설토'를 배수로 둑쌓기용으로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길이 600여m 구간에 잿빛 준설토가 배수로 둑쌓기용으로 성토된 모습.
무안군의 남악 신도시 대죽도 경관 배수로 준설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폐기 처리를 해야 할 배수로의 오염이 심각한 '불량 준설토' 수 백 톤을 다시 배수로 옆 하천변 길이 600m, 너비 8m, 높이 1m로 둑을 쌓으면서다. 악취 민원 해결과 도시환경 이미지 구축을 위해 추진한 준설사업이 도리어 '도심 흉물 사업'으로 전락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무안군이 배수로 주변을 친수공간으로 만들겠다며 악취와 오염이 심각한 준설토 위에 꽃씨까지 뿌려 놓으면서 과연 오염 준설토 위에서 꽃이 자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지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4일 무안군과 지역민에 따르면 사업비 2000여만 원을 들여 오는 20일까지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2286공 일원 '2020년 대죽도 경관 배수로 준설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번 준설사업은 대죽도 경관 배수로 내 준설토 및 사토 처리 4458㎥, 둑 쌓기 240㎥ 규모로 이뤄졌다.

사업주체인 무안군신도시사업소는 주민들의 산책공간으로 활용되는 대죽도 주변 경관배수로의 악취로 잦은 민원이 제기돼 경관배수로를 준설, 약취해소와 도시환경 이미지 구축을 위해 추진됐다.

문제는 악취와 오염이 심각한 '불량 준설토'를 폐기처리하지 않고 다시 배수로 옆 하천변 길이 600m, 너비 8m, 높이 1m로 둑쌓기용으로 활용되면서 반발을 사고 있다. 준설사업이 악취 해소는 커녕 도시경관까지 해치는 '흉물 사업'으로 전락한 셈이다.

이날 본지가 찾은 대죽도 경관배수로 공사구간은 검은 잿빛을 띤 진흙 형태의 썩은 준설토가 배수로 옆 하천변을 길게 덮어져 있었다. 진흙으로 하천변 노면을 발라 놓은 듯한 형태로 둑쌓기용으로 사용된 준설토에서 썩은 악취가 진동을 했다. 잿빛의 준설토가 무려 600여 m의 길이에 달해 미간도 해치고 있었다.

대죽도 경관배수로를 산책하는 지역민들은 무안군의 졸속사업에 분통을 터트렸다.

남악주민 A씨는"대죽도공원은 남악주민들의 허파와 같은 유일한 힐링 공간이다. 악취 때문에 준설을 요구했는데 약취가 풍기는 준설토를 다시 배수로 둑으로 활용하는 행위는 납득이 어려운 상황"라며, "김산군수는 이번 사태를 가볍게 치부해서는 안 된다"면서 공무원들의 무사안일한 탁상행정을 비난했다.

지역에서 토목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K 대표는"준설토는 수년간 오염물이 쌓여 만들어진 오염물질로 무조건 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면서 "예산이 없어 준설토를 하천 둑 쌓기용으로 재활용하는 것은 불법이나 다름없다. 비가 조금만 내려도 재활용된 준설토가 배수로로 유입되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졸속사업이다"라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무안군이 둑 쌓기용으로 사용된 '불량 준설토'위에 꽃씨까지 뿌렸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주민 B 씨는 "오염 준설토에 꽃씨를 뿌렸다는 말에 귀가 의심해 재차 확인했다"면서 "내년 봄에 유채꽃이 만발할 것이라는 행정기관에 말에 어이를 상실했다"라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무안군 신도시 사업소 관계자는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를 통해 준설토를 둑 쌓기용으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바탕으로 배수로 한쪽 노면에 성토했다"라고 해명했다.



무안=성명준 기자 mjs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