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 언니들 노래처럼 기적같은 순간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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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에이핑크 언니들 노래처럼 기적같은 순간 꿈꿔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0산타원정대’||애완동물 햄스터 유일한 친구 연지양||"옷을 넣을수 있는 옷장 있었으면…"||자기 전 햄스터와 대화 나눌 때 행복
  • 입력 : 2020. 12.07(월) 16:19
  • 도선인 기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는 '산타원정대'를 통해 연지(14·가면)에게 '소원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눈을 뜨면 꿈처럼 수많은 별들 속 그 안에 너와 나…. 가끔씩은 두려웠지만 언제나 나에게 변함없이 빛이 되어주던 기적 같은 너와 기적 같은 내가 만나게 된 이 순간. 거짓말만 같았던 수많은 꿈속을 지나온 너와 나."

코로나19와 함께 중학교에 입학한 연지(14·가명)는 요즘 Apink(에이핑크) 노래를 들으며 무료한 삶을 달랜다. 설레는 맘으로 중학교에 입학했지만, 거리두기가 격상될 때마다 등교할 수 없었다. 친구를 사귀기는커녕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듣는 수업이 연지의 유일한 교내활동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연지에게 '소원선물'을 전달하기로 했다. 연지가 마음에 담아놨던 선물은 새 옷과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옷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옷장이다.

학교에 가지 않는 만큼 교복 입을 일이 없는 연지에게 옷걸이에 걸린 '사복'은 늘 부족하기 때문이다. 함께 사는 할머니는 "지금 있는 옷도 많은데, 무슨 옷이냐"며 핀잔을 하지만, 꽉 찬 옷장에도 입을 옷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여중생의 마음이다.

요즘 연지는 에이핑크 언니들을 보며 즐거움을 찾는다. 연지는 "보미언니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며 "화려한 언니들 무대를 보면서 언젠가 나도 멋진 무대를 꾸며보고 싶다"고 전했다.

연지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에이핑크의 '기적같은 이야기'다. 노랫말이 꼭 연지의 애완동물 햄스터를 말하는 것 같아 자주 듣는다. 연지가 키우는 햄스터는 '뚜뚜', '보리', '쭈니' 총 세 마리다.

5학년 때, 마트에서 3000원을 주고 산 햄스터는 연지의 가장 친한 친구다. 연지는 얼마 안 되는 용돈을 모아 집도 만들어 주고 한 달에 한번 4000원짜리 해바라기 씨를 사 밥으로 준다. 연지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연지는 "자기 전 햄스터와 이야기를 나눈다. '귀엽다'고 말을 걸어 속마음을 이야기하는데 괜히 내 맘을 알아 먹는 것 같아 위로된다"며 "그래서 동물학대 뉴스를 보면 화가 많이 난다. 학교에 다시 나가게 되면 동물보호센터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는 매년 연말 '산타원정대'를 출범하고 지역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연지양 뿐 아니라 연탄으로 올겨울을 견뎌야 하는 정원(19·가명)이도 '소원선물'로 '난방비'를 신청했다.

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는 보육원에서 자라 간호학과 진학을 앞두고 있는 서연(19·가명)양의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위해 자취에 필요한 생활용품 키트를 선물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소원선물'을 전달 받을 아이들을 총 531명이다. 이들을 위한 '소원선물'을 전달할 산타할아버지를 꿈꾼다면, 오는 24일까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로 후원하면 된다. 후원을 비롯한 자세한 문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062-351-3513~4)로 하면 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