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4-3>광주형 공공배달앱, '지역 상생'과 '시장성' 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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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14-3>광주형 공공배달앱, '지역 상생'과 '시장성' 잡으려면
공공앱 원조 '군산' 타산지석으로||'군산형 종합쇼핑몰' 구축에 주력||광주, 혜택 늘리고 틈새시장 공략||장연주 "커뮤니티로 발전시켜야"
  • 입력 : 2020. 12.06(일) 18:13
  • 최황지 기자

군산시가 운영하고 있는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는 3월 출시 이후 한 달 평균 3만건 정도 주문이 이뤄지며 자리를 잡았다. 군산시 제공

독점 배달앱업체의 '수수료 폭리'에 출혈경쟁에 내몰린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전국 지자체가 공공배달앱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전국에선 최초로 지난 3월, 군산시가 공공배달앱을 출시한 이후 한 달 평균 3만여 건, 7억원의 거래량을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지자체가 나서 민간시장을 견제한다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 공적 측면에서 공공배달앱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에 광주시도 내년 7월 공공배달앱 출시를 앞두고 있다. 타지자체보단 늦은 출시지만 지역 상생과 시장성을 잡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공공배달앱 목적은 민간업체와 경쟁 아냐"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독점 배달기업들에게 내몰린 골목상권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공배달앱이지만 이는 공공배달앱의 많은 동기 중 하나일 뿐, 목표는 아니다. 공공배달앱 원조 인 군산 '배달의 명수'도 민간 어플과의 경쟁을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 아니며 영세한 소상공인들이 비대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플랫폼에 가깝다.

때문에 배달의 명수 어플 내에선 단골 배달 메뉴인 요식업 뿐만 아니라 꽃집, 건강원, 정육점, 방앗간 등 군산 내에 위치한 소상공인들의 시장을 온라인으로 끌어와 온라인 소비층에게 선보인다. 군산시 관계자는 강임준 군산시장의 공약 중 하나인 '군산형 종합쇼핑몰' 구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가 추진하는 공공배달앱의 방향성 설정이 중요한 이유다. 공공배달앱의 목적이 민간 배달어플과의 경쟁에 있다보면 결국 소비자 혜택면에서 민간 어플을 넘어설 수 없기 떄문에 한계점을 맞는다.

군산 배달의 명수는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다. 배달의 명수의 연간 운영비는 1억8000만원으로 0%의 수수료로 어플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랑화폐를 사용하면 주문금액에 기본 10%의 할인율이 적용되긴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독점 배달업체 대비 미비한 수준이다. 결국 소비자 혜택보다는 소상공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배달의 명수가 갖는 방향성이다.

이에 배달의 명수는 지역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메뉴 구성, 주문 접수 방식들을 알려주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각양각색 분야의 소상공인들을 온라인으로 입점시키기 위한 노력에 더 치중한다.

물론 어플의 유저인 '사용자' 중심으로 앱을 운영해야 시장성이 확보된다. 배달의 명수는 공급자(소상공인) 위주로 운영되긴 하지만 지난 3일 기준으로 26만4808건, 63억원이 거래가 되면서 시장성을 넓혀나가고 있다. 하루 평균 1300~1500건 정도 주문이 이뤄지고 있지만 향후 플랫폼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경우 군산시가 이를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지는 숙제다.

● '광주형'은 민관협력·전통시장 강조

내년 7월에 상용화할 예정인 광주형 공공배달앱도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광주시는 군산시가 운영하는 배달의 명수와 달리 민관이 협력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틀을 잡았다. 광주시의 공공배달앱 사업자 공모요강에 따르면 공공배달앱의 중개수수료는 3% 이하로 책정됐는데 이는 민관협력 방식의 1~2% 보단 높다. 광주시는 중개수수료를 할인, 이벤트 등으로 활용해 소비자층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타 지자체보단 늦게 발을 떼지만 광주시의 공공배달앱의 가능성은 전통시장에 있다. 광주시는 공모양식 중 참여요건에 '전통시장의 디지털화를 위한 운영 역량을 갖고 있을 것'을 명시했다. 독점 배달업계도 여전히 지역의 전통시장까지 범위를 넓히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광주시 공공배달앱이 전통시장의 디지털화를 추진한다면 새로운 시장발굴과 함께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연주 광주시의원은 광주형 공공배달앱의 새로운 가능성도 제시했다. 장 의원은 "지역사랑상품권, 지역상생카드 등의 사용을 활성화시켜 소비 자체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광주시가 끌어가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광주 시민들이 앱을 통해 정보, 물건 등을 나누는 등 커뮤니티 공간처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소비자층을 넓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