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7-2> "광주 집중호우 침수, 종합적 대책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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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7-2> "광주 집중호우 침수, 종합적 대책 접근해야"
‘불투수면’ 증가… 물순환 안돼 ||저류지 필요… 홍수 저감 효과 ||오·우수관 분류·간선관로 설치
  • 입력 : 2020. 10.11(일) 18:45
  • 박수진 기자
지난 8월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광주 북구 신안교 일대. 전남일보 자료사진
광주 도심 내 각종 개발로 인해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되지 못하는 '불투수면'이 증가하면서, 물 증발·침투·방출을 통한 물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빗물이 땅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니 하수구와 하천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때문에 집중호우 침수 피해와 기후변화에 대비해 유역 단위로 종합적인 수질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복개하천 복원과 함께 오·우수관로 분류, 노후화 하수관거 교체 등 하수도정비와 저류지 조성을 통해 도시에 담아둘 수 있는 '물그릇'의 양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 양동상가 등 복개하천 생태복원

광주천과 지류 하천복개로 콘크리트로 된 편의시설이 늘어난 만큼, 수계의 연속성은 단절되고 수 면적이 크게 줄어들었다.

1970년대 광주천 본류 양동시장 상가 구간 부분 복개를 시작으로 광주천과 지류 하천에 대한 복개가 시작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 경양지천, 동계천, 서방천이 복개됐고, 1990년대 중반 극락천, 용봉천, 학림천, 용산천, 두암천 등이 복개 됐다.

하천복개로 인한 수변 공간의 감소는 도시의 열섬현상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빗물의 투수율을 떨어뜨렸다.

더욱 큰 문제는 복개하천의 경우, 형태상으로는 하천이지만 뚜껑으로 덮인 뒤에는 폐천되어 하수도로 분류되기 때문에 수질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복개하천을 복원을 통해 홍수를 예방하고, 수질 개선과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오수·우수 관로 분류·간선관로 설치

폭우 때 우수와 함께 섞인 오수들이 지류에서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는 점도 문제다.

더욱이 광주 3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로는 통수 능력이 부족해 집중호우 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광주지역 오·우수 분류식화 사업은 재정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2014년 이후 6년 넘게 추진되지 않고 있다.

광주시 하수도 총연장 4360㎞ 중에서 오·우수 분류식화 사업은 2674㎞ 만이 추진됐다.

여기에 오수간선관로도 설치돼 있지 않아, 오·우수가 섞여서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폭우 시에는 하수처리량을 초과한 오수가 광주천으로 방류되고 있다.

그런데도 광주시는 하수도정비기본계획(변경) 수립을 늦게 하면서, 하수도 관련 사업 추진이 모두 지연됐다.

광주시는 하수도법에 따라 5년 단위 하수도정비기본계획을 2017년까지 완료해야 했지만, 3년 지연된 지난 3월 27일 환경부 승인을 받았다.

나동환 광주환경운동연합 간사는 "30년 빈도로 설계된 광주지역 하수도 용량을 초과한 데다, 오·오수 관로 분류가 안 된 채 한데 뒤섞여 광주천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복개하천 복원과 함께 오·우수관로 분류 등 하수관거 정비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저류지 조성해 홍수 예방해야

홍수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대단위 저류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멘트나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비가 내리면 곧바로 흘러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공간에서 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빗물 관리 시설을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스팔트, 콘크리트와 같은 불투수층이 확대되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들어가지 못해 침수, 지하수 고갈, 하천 건천화, 수질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광주시는 2016년 환경부 공모사업인 '물 순환 선도도시'로 선정돼 서구 상무지구 일대에 295억원을 투입해 빗물이 침투하고 저류될 수 있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물 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저영향개발(LID) 기법을 적용해 빗물 침투·저류 능력을 회복시켜 도시 물 순환 구조의 건전성을 높이는 사업이다.

광주시 전역의 물 순환 현황을 분석하고 시범사업 완료 후 저영향개발 기법을 광주시 전역으로 확대하는 장기적 시행방안, 연차별 계획 등 마스터플랜을 담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광주 전 지역으로 대단위 저류지를 조성해 홍수를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신규 아파트 건축 시 빗물 저류시설을 조성하면, 투수 면적과 녹지공간을 확대는 물론, 홍수 감소 효과가 있다"면서 "또 저류지를 만들어 허드렛물로도 활용 가능하다. 광주 전 지역으로 저류지 조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