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잔(38) KIA타이거즈 프런트(19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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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김잔(38) KIA타이거즈 프런트(190/1000)
  • 입력 : 2020. 10.04(일) 17:09
  • 최동환 기자

2009년 이후 KIA타이거즈 프로야구단에서 프런트로, 마케팅팀을 거쳐 현재는 운영기획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타이거즈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팬 분들과 함께 했다면 지금은 KIA타이거즈 선수단을 비롯한 많은 구성원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야구와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사실 제 고향은 광주와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지리산 시골 자락, 경남 산청입니다. 어렸을 때는 광주 비엔날레에 와 본적이 다였을 정도로 저에게 광주는 크고, 낯설고 생소한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야구와 KIA타이거즈를 좋아했던 저는 자연스럽게 광주와 가까워졌고, 초등학교 동창생인 아내와 9살된 딸도 광주를 사랑하는 광주 시민, 서구 동천동 주민이 되었습니다. 구단의 마케팅팀 이벤트 담당자로서 광주 곳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이는 광주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된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흔히들 광주 하면 맛있는 음식부터 떠올릴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광주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 아이의 교육 환경 등이 더 매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시골에서 자랐던 저에게도 무등산과 광주호 호수생태원, 영산강의 유채꽃밭 등은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딸아이가 무척 좋아했던 아시아문화전당, 국립광주과학관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아름답고 좋은 환경을 갖춘 광주에 대해 정작 광주에 살고 계신 많은 분들께서 모르고 계신 점이 오히려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광주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도시가 되면 좋겠습니다.

모든 분들이 마찬가지이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환경이 송두리째 바뀐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늘 편히 타던 버스, 사람들과 함께 즐겨보던 야구 등 언제나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이 제한되고 바뀌면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과 소리치며 선수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제 삶의 큰 행복이었는데, 텅 빈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이 큰 슬픔이고 아쉬움입니다. 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만큼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제 삶의 중요한 시기들을 광주에서 잘 보낸 것에 대해 감사함과 행복함을 느낍니다. 그 동안 제 삶에 있어 항상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해왔고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제가 사랑하는 아내와 딸, 그리고 부모님에게 좋은 남편과 아빠,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경제적으로 매우 윤택하거나 풍족한 삶을 살지는 못하더라도 제 삶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인지 잘 아는, 가족과 주변의 소중한 지인들과 하루하루 행복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코로나19로 움츠러들기 쉬운 요즘인 것 같습니다. 광주 시민 여러분, 조금만 더 기운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파이팅!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