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업 직원 전입률 꼴찌·지역 채용에도 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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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입주기업 직원 전입률 꼴찌·지역 채용에도 인색"
주민등록 계획 5만… 실제 3만명 ||전국 대비 졸업생 多… 채용 저조||독신·미혼 많아 가족 전입에 거품||조오섭 "인프라 구축 등 서둘러야"
  • 입력 : 2020. 09.27(일) 17:05
  • 최황지 기자

하늘에서 바라본 나주혁신도시 전경. 나주시 제공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의 전입률이 전국 혁신도시들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역 내 대학교 수와 졸업생이 타 시도에 월등히 많지만 지역 의무채용률은 평균을 밑돌고, 기본 인프라 여건도 평균 이하를 기록하는 등 각종 지표에서 불합격점을 받아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입률 67.7% 최하위 수준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오섭(광주 북구갑)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6월말 기준, 전국을 통틀어 혁신도시의 계획 주민등록 인구 26만7869명 중 실제 전입한 주민등록 인구는 78.8%(21만3817명)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혁신도시의 전입률은 평균 밑이다. 계획 인구 4만9499명 중 실제 주민등록 인구가 3만3525명을 기록하는 등 전입률이 충북과 함께 67.7%다. 전국 혁신도시 중 경남(67.6%)에 이은 '꼴찌'다.

계획 주민등록 인구수를 넘는 곳은 부산(107.1%)이 유일하다. 울산(95.5%), 강원(94.3%), 전북(92.9%), 제주(91.9%), 경북(83.2%), 대구(82.3%) 등이 평균 이상의 전입률을 기록했다.

광주전남혁신도시는 성장세도 느리다. 지난 2018년 인구 3만명을 넘어섰지만, 올해에도 3만4000명대에 머물고 있다.

조진상 동신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한전공대와 에너지밸리 조성 등 각종 성과에도 불구하고 작년부터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인구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졸업생은 많은데 '채용 아쉬워'

광주전남혁신도시 입주 기업들의 지역인재 채용도 기대 이하다. 지역 내 대학 수와 대학 졸업생 수가 타 시도에 비해 높지만 지역 채용은 아쉽기만 하다.

광주전남혁신도시의 지역 인재 채용은 13개 기관 3166명 중 17.3%인 549명이 채용됐다. 전국 평균 15.4%보다는 높지만 공동혁신도시인 점을 고려하면 부족하다.

부산의 경우 11개 기관에서 32.4%가량을 지역 인재로 충원하고 있어서다. 대구(24.5%), 경북(22.1%), 충북(19.8%), 충남 (18%) 도 광주전남보다는 높다.

지역인재 의무채용률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2019년 기준 1611명 대상 중 396명을 채용해 24.6%다. 전국 혁신도시의 평균은 25.9%다.

'혁신도시 특별법' 중 지역 인재 채용 의무화 대상의 기준점인 21%를 웃돌긴 하지만 부산(35.7%), 대구(28.7%), 충북(27.4%), 울산(27.2%), 경북(25.8%) , 강원·전북(25.5%)등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광주전남혁신도시 보다 낮은 지역은 경남, 제주, 충남뿐이다.

지역 졸업생 수를 고려하면 더 아쉬운 수치다. 광주·전남은 대학교 수 40개, 최근 3년 평균 졸업생 수 3만6199명이다. 부산, 경북을 제외하면 대학교 졸업생이 가장 많다.

'지역인재 채용협의회'도 광주전남혁신도시에는 없다. 지역인재 채용협의회는 지역인재들의 취업 촉진과 관련 필요한 사항등을 논의하는 협의회다.

조진상 교수는 "어떤 기관에서 어떤 인재들을 필요로 하는 지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 데 이는 협의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다"며 "기업과 취업준비생들의 수요와 공급을 조정할 수 있는 채용협 구성을 통해 구체적인 취업 가이드라인을 제시, 지역인재 채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독신·미혼자 많아 "인프라 절실"

광주전남혁신도시로의 이주율에도 '거품'이 많다. 가족동반 이주율이 평균 보다 높지만, 독신·미혼자가 많기 때문이다.

광주전남혁신도시의 가족동반 이주율은 68.8%로 전국 평균(65.3%)보다 높다. 그러나 독신·미혼자 수가 2138명으로 전국 평균 1200명 보다 두 배에 이른다. 1인 가구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광주전남혁신도시다.

가족 단위 입주자가 증가할 수 있도록 인프라 확충이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공동주택 보급율은 79%로 전국 평균(87.1%)보다 낮았고 이는 충북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초·중·고등학교도 계획 대비 70% 수준으로 전국 평균(79.6%) 이하인 데다 유치원도 63.6%로 전국 평균(85.1%)보다 낮는 등 혁신도시 중 전국 최하위 수준의 교육 여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 복지 인프라 접근성도 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 8.8㎞, 응급의료시설 8.8㎞, 노인여가복지설 8.9㎞ 등도 전국 평균(5~6㎞)보다 훨씬 멀리 있다.

조오섭 국회의원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는 지역인재 채용 확대와 열악한 교육환경, 의료복지 인프라 접근성 확보 등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며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대비해 공동혁신도시의 성과와 과제에 대한 면밀한 평가를 통해 상생형 공동 공공기관 유치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황지 기자

조오섭 국회의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