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노래 '세계인 가슴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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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5·18 노래 '세계인 가슴 속으로
  • 입력 : 2020. 09.24(목) 16:41
  • 이기수 기자
이기수
광주 5·18민주화운동이 최근 노래 영상물을 통해 세계인들과 공유돼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비영리 공연예술단체 '드리머스'는 광주 5·18민주화 운동 상징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March For The Beloved)이라는 제목의 영상물을 제작해 지난 6월 영상 스트리밍 SNS 유튜브(Youtube)에 게시했다. 영상은 7분 45초 분량으로, 미국·영국·프랑스·베트남·몽골·브라질 등 11개국 음악인 33명이 각국 전통 악기와 현대 악기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재해석, 릴레이 연주하고 노래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은 '인권과 그 동반자로서 민주주의, 이 숭고한 가치를 위해 희생했던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과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이 가치를 위해 희생·저항하고 있는 전 세계인에게 헌정한다'는 우리말과 영문 자막으로 시작한다. 원곡명이 '님을 위한 행진곡'인 이 노래는 5·18 당시 전남도청을 끝까지 지키다 계엄군에 의해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와 1978년 말 '들불야학'을 운영하다가 사망한 노동 운동가 박기순 열사의 영혼 결혼식에 헌정된 곡이다. 1982년 2월 20일 영혼 결혼식 이후 같은 해 4월 황석영 등 지역 문화운동가들이 추모 노래극 '넋풀이- 빛의 결혼식' 공연 주제곡으로 지어졌다. 황석영 소설가가 시민사회 운동가 백기완의 장편시 '묏비나리 -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의 일부를 차용해 지은 노랫말에 당시 전남대생이던 작곡가 김종률이 곡을 붙였다.

이 노래는 노동·민주재야 세력의 국제 연대를 통해 아시아 곳곳으로 확산, '불의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잡았다. 이 영상물 속 '님을 위한 행진곡'은 우리말 뿐만 아니라 가수의 소속 국가 언어로도 불린다. 노랫말은 영어 자막으로도 처리됐다. 노래 전반부는 잔잔하고, 후반부는 일렉트릭 기타음을 주축으로 힘차게 연주된다. 영상물은 당시 5월항쟁을 담은 흑백사진이 흐른 뒤 5·18민주광장에서 피아노 연주자와 자전거와 퀵보드를 타는 어린이 모습이 흑백에서 컬러 화면으로 전환되면서 막을 내린다. 마치 노래 마지막 가사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처럼 숭고한 5월 정신의 현재화와 계승을 강조하듯이. 24일 현재 조회수 2만5920회를 기록중인 노래 영상물은 5·18 민주화운동을 세계인과 대중적이고 감성적으로 소통하는 콘텐츠여서 반갑다. 40년 성상 속에 화석화되는 5·18이 세계인들 가슴속으로 기억되기를 기대한다. 이기수 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