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감 백신 유통 관리 더욱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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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감 백신 유통 관리 더욱 강화해야  
상온 노출 접종 전격 중단
  • 입력 : 2020. 09.22(화) 16:35
  • 편집에디터

어제부터 18세 이하 소아·청소년(2002년 1월 1일∼2020년 8월 31일 출생아)과 임신부를 대상으로 시행하려던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전격적으로 중단됐다. 백신이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백신 유통상의 문제점이 접종일 하루 전 제보에 의해 확인된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백신 유통 관리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인플루엔자 조달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의 냉장온도 유지 등의 부적절한 사례가 신고가 돼 오늘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품질이 확인될 때까지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과 백신 제조사 등에 따르면 이 유통업체는 올해 처음으로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 계약을 땄고, 이 회사가 고용한 일부 배송기사가 냉동차에서 냉장차로 백신을 옮겨 싣는 배분 작업을 야외에서 진행하면서 차 문을 열어두거나 백신 제품을 판자 위에 일정 시간 방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신은 조달 업체가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과정에 냉장 온도 기준(영상 2~8도)을 유지해야 품질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상온에 노출된 백신은 13∼18세에 접종할 500만 도즈 중 일부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해당 업체가 의료기관에 공급한 500만 도즈 전량에 대해 2주간 표본 조사 등을 통해 품질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접종을 재개할 계획이다.

문제가 된 백신으로 접종은 이뤄지지 않아 다행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조달 업무를 처음 맡는 업체의 경험 부족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이번에 백신 배송 규정 위반 사실은 해당 업체가 아닌 과거에 백신을 다룬 경험이 있었던 몇몇 배송 기사의 지적으로 처음 외부에 알려졌고, 질병관리청은 전날 오후에 관련 신고를 받고 접종 중단 조치를 취했다. 배송 기사의 지적이 없었더라면 13∼18세 청소년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문제가 된 백신을 접종했을 것이다. 정부는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백신 배송 과정에 빈틈이 없는지를 면밀하게 살펴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