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현영>정답 제시보다 문제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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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현영>정답 제시보다 문제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
김현영 광주시 자치행정과 시민사회협력관
  • 입력 : 2020. 09.22(화) 14:14
  • 편집에디터
김현영 광주시 자치행정과 시민사회협력관
사람들을 설득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한 방편으로 직간접적인 체험을 활용한다. 연륜있는 이들의 말과 글은 대체로 사람살이가 별반 차이 없어 고개가 끄덕여진다. 경험에 익숙한 사회는 안정적이다. 안정된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은 관리자이다. 관리자에게 변화는 번거롭고, 불편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시대는 경험치 못한 불안정한 시기이다. 전 세계 동시다발적 감염병 전파로 세상은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있다. 경험만으로 극복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기에는 답답하기 이를 때가 없다. 경험으로 대처하기 힘든 시대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빠르게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거미줄처럼 엮여진 네트워크를 통한 삶의 관계성은 주변부의 관계로 살던 방식으로 대처할 수 없게 되었다. 기술을 학습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사람들의 이해관계 조정, 잘잘못의 판정만으로 사회가 유지되기 어렵게 되었다.

환경문제, 일자리 문제, 주거문제, 인구절벽 문제, 지역소멸 문제, 성소수자 문제... 문제, 문제 투성이다. 의식주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사회문제뿐 아니라 새롭게 발생된 복잡한 문제들이 넘쳐나고 있다.

경험만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사회를 개척해 나가기는 어렵게 되었다. 사회는 전진과 복고의 반복 과정을 통해 진화한다. 경험은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없다. 다만 유의미한 참고 사항이다. 새롭게 맞이한 4차혁명시대, 코로나시대에서 필요한 것은 학습하고 토론하여 창조하는 것이다.

지금은 섣부른 예측보다 오히려 구상이 필요하다. 경험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시대적 환경을 무작위 공수표 날리듯 예상하고 판단하기 보다 상상하고 구상하여야 한다.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계획하여 구성하고 추친해 나가는 일이야 말로 지금 필요하다. 발생된 문제를 처리하고, 관리하는 수공업적 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경험을 통해 대처가 아닌 경험하지 못한 상상이 필요하다. 상상은 안정된 내부에서 발생하기 어렵다. 늘 외부의 자극과 이의 수용을 통해 이루어 질 수 있다. 그래서 외부 혹은 내부의 소수가 존중되어야 한다. 다양성은 오늘을 극복할 수 있는 토대이다.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각도의 시도가 필요하다. 협치, 거버넌스가 대안으로 주창되고 있다. 협치는 공공조직이 다양한 개인과 세력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말한다. 협치는 도시 관리, 문제 발생과 대처라는 수동적 방식을 떠나 적극적 대처를 위한 체계와 과정이다.

발생된 문제에 대해 정답을 제시하는 방식은 구시대적이다. 도시의 다양한 문제를 선도적으로 찾아내는 것, 문제를 찾아내는 방식 또한 문제의 이해관계자인 시민들의 힘을 통해야 한다. 찾아낸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식 또한 시민들의 창의적인 힘을 이끌어 내야 한다.

비전이 부족한 집단은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다, 비전은 중심 문제를 명확히 찾아내고 그 해법을 제시하는 위한 길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찾아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은 헛된 구호이고, 그 비전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기 어렵다.

광주시에서는 지난 7월 '광주시 민관협치 활성화 기본조례'를 제정, 시행 하고 있다. "민관협치"란 지역발전과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과 행정이 함께 지혜를 모으는 방식을 말한다.

광주시는 혁신·소통·청렴의 3대 시정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협치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시청을, 시정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출발점을 민관협치 활성화를 통해 본격화한다. 정답을 제시하는 능력보다 문제를 찾아나가는 능력을 만들어 나가는 시정 구현을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