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관통' 흑산도.가거도.홍도 주민들 '공포스러운 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날씨
'태풍 관통' 흑산도.가거도.홍도 주민들 '공포스러운 밤'
"바람소리만으로도 불안감, 강력한 바람에 문도 열 수 없어"||흑산도 초속 46.4m 기록…가거도 정전·관측기 통신 두절
  • 입력 : 2020. 08.26(수) 22:24
  • 뉴시스
제8호 태풍 '바비(VABI)'가 관통한 서해의 끝섬 전남 신안군 가거도와 흑산도, 홍도 주민들은 공포스런 밤을 보내고 있다.

초속 40m가 넘는 강풍이 불어닥치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문을 굳게 잠근채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26일 정광수 신안군 가거도출장소장은 "오후 7시께 이후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 문을 열 수가 없었다"면서 "가늠하긴 힘들지만 바람의 강도는 예상보다 강한 초속 50m는 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이어 "들려오는 바람소리만으로도 무서웠다"면서 "방파제 사석은 일부 안쪽으로 밀고 들어와 유실 여부는 날이 밝아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가거도에는 이날 오후 1시20분께 초속 43.4m의 강풍이 기록됐다.

또 내연발전소 일부 전기선이 끊기면서 4가구가 단전되고, 자동 기상관측기의 통신이 두절됐다. 풍향·풍속·기온·강수량 자료도 수신되지 않으면서 관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흑산도와 홍도 주민들도 불안함 밤을 보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 이 날 오후 7시께 이후 강한 바람으로 바깥 출입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성인들도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으며, 부유물들은 날리면서 흉기로 변했다.

흑산도 주민 이영일씨는 "강한 바람으로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는 가슴이 벌렁거릴 정도였다"면서 "바람소리가 무서워 문을 열어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문틈으로 바라본 마당은 바다에서 밀려온 쓰레기로 가득하다"면서 "지난해보다도 바람은 더 세게 분 것 같아 피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도 주민 김명일씨는 "외출이 전혀 불가한 상황이다. 안간힘을 써야 출입문이 열릴 정도였다"면서 "잠시 나갔더니 비바람이 몰아쳐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얼핏 보이는 방파제 주변에는 물결이 높게 일고 있다"면서 "150여 가구 주민들 모두 집 안에서 태풍이 무사히 지나길 바라며 피해 집계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흑산도를 관통한 태풍 '바비'는 이날 오후 9시 기준 목포 서쪽 약 1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0㎞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순간최대풍속은 흑산도가 초속 47.4m를 기록했다. 이어 신안 홍도 41.1m, 진도 서거차도 38.7m, 광주 무등산 33.7m, 화순 28.5m 등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