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소들도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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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기록적 폭우…소들도 수난시대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거나 지붕위로 탈출하거나
  • 입력 : 2020. 08.10(월) 17:18
  • 도선인 기자
소방관들이 1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급류에 휩쓸렸다 주택 지붕에 올라간 소를 구조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물폭탄'에 소들도 수난시대다. 갑작스레 축사가 물에 잠겨 익사하거나, 불어난 물을 피해 지붕으로 산으로 '탈출'한 소들도 부지기 수다.

구례군은 10일 오전부터 소방당국과 함께 마취총 등을 동원해 건물 지붕에서 내려오지 못한 소들을 구출했다. 축산단지가 밀집해 있는 구례읍 양정마을 등지에 소 20여 마리가 지붕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강물이 마을과 축사를 덮치면서 살길을 찾아 축사 지붕이나 주택 지붕으로 올라가 살아남은 소들이다.

앞서 지난 8일에는 구례군 문척면의 사찰인 사성암에 소 10여 마리가 나타나기도 했다.

사찰 입구에 나타난 소들은 축사가 물에 잠기자 산길을 이용해 사성암까지 피했다. 이후 소들은 사찰 관계자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축사에서 탈출하지 못한 채 익사하거나 물에 떠내려간 소들도 부지기수다.

곡성군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축산농사 34곳에서 한우 1113마리가 이번 폭우로 피해를 봤다.

축산 농가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곡성에서 축사를 운영하는 빙충현씨는 "하룻밤 사이에 소 13마리가 죽었고 2마리가 유실됐다"고 했다. 그는 "올겨울까지 쌓아 놓은 사료까지 모두 물에 떠내려가 막막하다. 평생 소만 보고 살았는데 할수 있는 일이 지금은 버티는 것밖에 없다"고 한숨 지었다.

축산농가 우제천씨는 "죽어있는 송아지 4마리를 찾고 나머지 20마리를 유실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축사에서 3km 떨어진 지점에서 한 마리를 찾긴 했는데 이미 상황이 벌어진 것을 어떻하겠냐"면서도 "축사 앞에 흐르고 있는 옥과천이 범람하면서 축사까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