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명 숨진 곡성 산사태 人災 여부 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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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5명 숨진 곡성 산사태 人災 여부 규명해야
주민들 15번 국도 확장 공사 원인 지목
  • 입력 : 2020. 08.10(월) 17:09
  • 편집에디터

5명의 사망자를 낸 곡성 산사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이 수사를 본격화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7일 오후 8시 29분께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려 주택 5채가 매몰돼 주민 5명이 숨졌다. 숨진 사람 중에는 마을 이장 50대 윤모 씨 부부도 포함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윤 씨는 7년 요리사를 그만두고 귀향했고, 올해부터는 마을 이장을 맡아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 9일 산사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토목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사고 현장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조사에서 주민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15번 국도 확장 공사를 이번 산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도로 확장공사를 하면서 옹벽 이외에는 토사 유출 등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등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 산사태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이번 산사태는 '천재(天災)에 더해진 인재(人災)'라는 것이 주민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성덕마을 500m 윗쪽에는 길이 1.16km의 '국도 15호선 위임국도 위험도로 개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남도 도로관리사업소 발주로 지난해 12월 착공했으며 2021년 12월께 완공할 예정이다. 폭우에 공사 현장의 수십 톤짜리 콘크리트 구조물까지 떠내려와 마을을 덮친 것을 보면 주민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지 않다. 유족들은 희생자들의 장례를 마친 후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집중호우로 광주·전남에서는 사망·실종자가 11명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5명의 희생자를 낸 곡성 산사태가 가장 큰 사고다. 5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1차적인 원인이지만, 주민들의 주장처럼 공사 현장의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산사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니 15번 국도 확장 공사와 연관성이 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공사 업체의 부실 설계와 부실 시공 여부, 발주처인 전남도가 이를 알고도 방치했는지 여부도 밝혀내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