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에 개인전… 손에는 조각대신 서양화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미술
 22년만에 개인전… 손에는 조각대신 서양화
최만길 조각가, 서양화 첫 전시 눈길||30일까지 갤러리 자리아트 서 '나만의 풍경'||서예원에서 모은 한지에 색, 물성 실험||100호 대작 2점 등 30여점 완성작 선봬 
  • 입력 : 2020. 07.21(화) 16:38
  • 박상지 기자

최만길 작 '나만의 풍경'

최만길 작가는 조선대 미술학과 졸업 후 줄곧 조각가로 활동했다. 광주시, 전남도 미술대전 뿐 아니라 서울현대조각 공모전 등 국내 유수 미술제에서 수없이 수상했지만 정작 그의 작품을 대중에게 보인 것은 세번에 불과했다. 1998년 광주 무등예술관 개인전을 마지막으로 그의 주전공이었던 조각마저 접었다. 전시때마다 비용이 부담이었던데다, 작업을 도와줄 인력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했던 그에게 조각은 버거운 작업이었다. 작업 대신 인테리어 사업 등 생업에 전념하면서도 후배양성에 대한 꿈은 쉬 접지 못했다. 지난 2006년 광주 동구 궁동에 갤러리 자리아트를 개관한 배경이다. 이후 최 작가는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갤러리스트로서 노하우를 축적해 나갔다.

축적된 노하우로 그는 지역에서 작가보다는 상업 갤러리스트로 더 유명하다. 하지만 50년 전 맺어온 미술과의 인연은 쉽게 끊어지진 않았다.

최 작가는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가해 많은 작품을 보면서 언제부터인가 서양화를 작업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면서 "중학교때부터 시작한 미술과의 인연이 어느덧 50년이 됐는데 새로운 회화작품들을 창조해 꾸준히 선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22년만에 연 네번째 개인전에 조각 대신 서양화를 들고나오게 된 계기다.

오는 30일까지 광주 동구 궁동 갤러리 자리아트에서는 최만길 작가의 네번째 개인전 '나만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는 30여점의 작품들은 그간 최 작가가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축적한 경험과 지식의 총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작품들을 접하게 되면서 '나만의 풍경'을 고민하게 됐고, 표현을 위해 무수히 많은 재료의 물성을 연구했다고 한다. 연구물들은 한지 위에 선과 색의 혼합된 형태로 나타났다. 그만의 조형언어가 완성되자,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온종일 작업에 매진했다고 한다.

최 작가는 "나만의 풍경이 추상적일 수 있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매 순간 느끼는 것도 풍경이란 생각을 해봤다"면서 "비오는 날의 심상, 꿈에 나온 풍경, 상상력이 동원된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서예학원에서 사용하는 한지를 오브제로 붙여 2차 작업을 한 그의 작품들은 붓글씨 등이 입체적으로 드러나며 동양적 느낌을 물씬 풍긴다. 조각작업을 했을때도 '남이 하지 않은 형태'를 보여주려고 했던 그만의 작가정신이 이번 회화작품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최 작가는 "조각할때부터 남이 쓰지 않은 재료로 남이 만들지 않은 작품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꿈에서도 '새로운 뭔가'를 발견하면 잠에서 깨어난 즉시 작업에 들어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전시가 오픈되기 전 그의 작품은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먼저 공개됐다. 온라인 전시에는 1000여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다녀가며 22년만의 개인전을 축하하고 응원하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최 작가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대학원 순수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전라남도 미술대전 우수상(1991), 광주시 미술대전 대상(1989), 광주예술문화상 공로상(2007) 등을 수상했다.

최만길 작 '나만의 풍경'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