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전남과 깊은 인연, 故 박원순 시장 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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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광주·전남과 깊은 인연, 故 박원순 시장 애도한다
5월 정신 계승에도 앞장
  • 입력 : 2020. 07.12(일) 16:18
  • 편집에디터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지난 9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박 시장은 공관 책상에서 발견된 자필 유서을 통해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에 앞서 전직 비서로부터 성 추행 혐의로 피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영결식은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오늘 열린다.

서울시장 첫 3선에 성공한 박 시장은 △반값등록금 정책 입안 시행 △무상급식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청년수당 △도시재생 △사회적경제기업 협동조합 △원전 하나 줄이기 △노동이사제 등의 진보적인 정책을 펴며 성공적으로 서울시정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시장은 이에 앞서 시민사회 운동의 대부로 불렸다.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했고, 아름다운재단·아름다운가게를 운영했다. 대한민국은 이번에 아까운 인재를 또 한 명 잃었다.

박 시장은 경상남도가 고향이지만 광주·전남과도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박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와 광주시는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추진해 왔다. 전남과도 '도·농 상생협력을 위한 공동 정책 협약식'을 맺었고, 완도군과 영광군 등 기초단체들과도 활발하게 교류 사업을 벌였다. 박 시장은 5·18 전신 계승에도 누구보다 앞장서 왔다. 박 시장과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3월 '5·18민주화운동 제40주년 기념사업 공동 주최 업무 협약'을 화상으로 맺었다. 그 열매가 채 결실을 맺기도 전에 유명을 달리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박 시장이 성 추행 혐의로 피소돼 그의 서울특별시장(葬)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특별시장 반대 청와대 청원에는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야당과 여성단체 등에서는 조문도 사양했다. 그러나 사람의 죽음을 놓고 정쟁을 벌이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박 시장은 소중한 목숨을 던져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라는가. 아직 확인되지도 않은 성 추행에 대한 비난보다, 죽음 앞에 먼저 엄숙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인간의 도리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