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편안히 가시길"… 고(故) 김재순 49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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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먼 길 편안히 가시길"… 고(故) 김재순 49재
유족·대책위, 산재사망 청년 노동자 애도||조선우드 앞 동료 노동자들 방해 속 진행
  • 입력 : 2020. 07.09(목) 17:12
  • 양가람 기자
9일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조선우드 앞에서 진행된 고김재순씨의 49재에서 고인의 부친이 절을 하며 흐느끼고 있다.
홀로 위험한 작업을 하다 숨진 청년 노동자 고 김재순씨 49재가 조선우드 사업장 앞에서 진행됐다.

9일 오후 유족과 고김재순대책위는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조선우드 앞에서 고인의 49재를 진행했다. 광주지방노동청 앞에 설치했던 분향소도 사업장 진입로 쪽으로 옮겼다.

이날 49재는 그동안의 노동결의 집회와는 달리 추모제의 성격으로 진행됐다. 불교식 장례의식인 만큼, 스님이 직접 염불을 외며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고인의 부친은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 후 절을 하다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자식이 사망한 지 49일이 되도록 사업주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듣지 못한 게 한이 된 탓이다.

그는 "49재 전까지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길 바랬는데,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면서 "사업주는 사과는커녕 공장을 재가동시켰다. 재순이를 죽게 만든 그 노동현장에서 다른 노동자가 똑같이 일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 시간 남짓 진행된 49재는 한때 동료였던 조선우드 노동자들의 방해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노동자들이 조선우드 앞을 차량으로 다 막아둔 탓에 49재를 치를 공간이 협소해 진 것이다. 또 49재 중간에 대형 화물차 두 대를 진입시키고 유족 측을 향해 막말을 퍼붓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살아생전 고인을 향한 사업주·동료들의 시선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 마음이 아프다. 고인이 그곳에선 고통없이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애도의 말을 전했다.

유족과 대책위는 사업주 구속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