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코로나 이중고'…확진자‧자가격리자 이탈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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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취약계층 '코로나 이중고'…확진자‧자가격리자 이탈 잇따라
광주 118번 환자, 생계난 우려 잠적했다 붙잡혀||자가격리자 직장 출근…1000명 넘어 대책 비상||정부 "격리·확진자에 생계·심리지원…복지지원"
  • 입력 : 2020. 07.07(화) 18:43
  • 박수진 기자
광주에서 열흘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89명이 발생한 가운데, 취약계층은 감염 우려와 생계 어려움까지 '코로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보다 일감이 끊겨 생계를 꾸리기 어려운 현실이 더 큰 공포로 다가오면서,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의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에게 생계와 심리지원을 하는 한편, 저소득층에 대해선 기존 복지제도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광주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1000명 이상 발생한 자가격리자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기로 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됨에 따라 방역 수칙 위반에 대해선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 확진자·자가격리자 무단 이탈 잇따라

광주에서 코로나 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의 무단 이탈이 잇따랐다.

광주 동구 용산동 주택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A씨(118번 환자)는 광주 85번 환자(광주사랑교회) 접촉자로 지난 6일 오후 11시 확진판정을 받은 후 잠적했다.

방역당국과 경찰이 공조해 행방을 추적한 끝에 7일 오전 10시 영광의 한 공사장에서 A씨를 찾아내 빛고을 전남대병원에 이송했다.

A씨의 무단이탈은 생계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일용직 근로를 알선해주는 인력소개소를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공사현장을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검체 채취 과정에서도 A씨는 "병원에 격리되면 생계를 꾸릴 사람이 없다"며 토로했다고 방역당국은 전했다.

자가격리자 1명도 주거지를 이탈해 직장에 출근한 사실이 파악됐다. 광산구 우산동에 사는 40대 남성 B씨는 광주 72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확인돼 지난 5일 자가격리 대상자로 지정됐지만 자가격리앱 설치를 거부하고, 6일 오전 양산동 사업장으로 출근했다.

● 정부, 자가격리자 생계·심리 지원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에게 생계와 심리지원을 하는 한편, 저소득층에 대해선 기존 복지제도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설명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확진자 심리지원은 꾸준하게 하고 있고, 자가격리자 심리지원도 대국민심리반 구성해서 전화상담 등을 통해 꾸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월8일 격리나 입원으로 생계곤란을 겪는 가구에 대한 긴급복지 생계비를 안내한 바 있다.

격리됐을 경우 1일 당 1인가구 3만2493원, 2인가구 5만5336원, 3인가구 7만1600원, 4인가구 8만7857원, 5인가구 10만4107원이 지원된다. 5인가구 이상이면 5인가구 금액이 적용된다. 14일 이상 격리된 경우 4인 가구 기준 월 123만원이다.

● 광주시 "이탈자 무관용 처벌"

광주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1000명 이상의 자가격리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에 따른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구별로 전담 공무원과 관리 직원을 확대·배치하고, 특히 자가격리자가 많은 북구는 자가격리센터를 설치해 집중 관리한다.

'자가격리자 안전 보호 앱'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하고 매일 2회 상태를 확인하며 경찰과 공조해 불시 점검도 펼칠 계획이다.

다만, 식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시는 방역 수칙 위반 상황에 대해선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시는 '광주 118번 확진자'에 대해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 예방법) 41조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시는 118번 확진자의 이탈 행위가 시민의 생명과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행위로 판단했다. 또 자가격리자 중 주거지를 이탈해 직장에 출근한 확진자는 경찰의 협조로 다시 자가격리와 함께 고발조치했다. 이들은 혐의가 인정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한편 광주는 7일 총 7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환자는 122명을 기록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