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초의회 의장도 정당이 내정…지방자치 맞나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사설>기초의회 의장도 정당이 내정…지방자치 맞나
원 구성 과도개입으로 자율성 침해
  • 입력 : 2020. 07.06(월) 17:14
  • 편집에디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최근 당론을 어기고 제8대 서구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김태영 의원에 대해 시당 상무위원 자격을 박탈하고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당론을 어겼다는 것이 이유다.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광주시당과 민주당 소속 서구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고 내부 경선을 통해 서구의회 의장 후보로 오광교 의원을 내세웠다. 김 의원은 이러한 시당의 결정을 어기고 의장 선거에 출마해 재석 의원 13명 중 8명의 지지를 받아 의장으로 선출됐다.

지방의회 후반기 원 구성에 앞서 민주당 중앙당은 내부 경선을 통해 의장 후보를 선출, 당론에 따라 투표하도록 시·도당에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구의회 김태영 의원은 일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반란표와 타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의장에 선출됐다. 광주 서구뿐만 아니라 전남의 목포·나주시의회와 강진·곡성·구례군의회에서도 당내 사전 경선 결과와 다른 사람이 의장에 선출되면서 파란이 일었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한 당내 사전 경선 결과와 다른 의장단을 선출한 시·군의회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당내 경선 후보를 무시한 행위에 대해 최고 제명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기초의회 의장 선거에까지 정당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의원들의 소신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광주·전남 6개 기초의회에서 반란표가 나왔다는 것은 정당의 결정이 온당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더욱이 각 기초의회에는 소수일지라도 민생당과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이 함께 소속돼 있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들을 무시하고 의회 밖에서 의장단을 사전 내정하는 것은 다수당의 횡포를 넘어 지방자치를 위협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 시·도당은 시·군의회가 자율적으로 선출한 의장들을 해당행위 운운하며 징계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민주당 중앙당이 줄 세우기 차원에서 기초의회 원 구성에까지 사사건건 개입하는 악습의 고리를 과감하게 끊을 때가 됐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