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박지원 전 의원 국정원장 발탁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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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박지원 전 의원 국정원장 발탁에 거는 기대
남북 관계 개선 성과로 이어지길
  • 입력 : 2020. 07.05(일) 17:13
  • 편집에디터

박지원 전 국회의원이 지난 3일 국가정보원장에 깜짝 발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외교 안보라인을 교체하면서 차기 국정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내정했다. 박 국정원장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박 전 의원의 국정원장 내정 소식에 정치권과 지역민들은 감짝 놀라는 분위기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과 여러 가지 악연을 갖고 있다. 박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 들어 대북송금 특검으로 옥살이를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제20대 총선 직전에는 호남 출신 의원들과 민주당을 집단 탈당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끄는 신당에 합류하면서 친노무현·친문재인계와 대립각을 세웠다. 제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과 호남에서 경쟁 관계인 민생당으로 목포에서 출마해 낙선했다.

이런 악연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박 내정자를 국정원장에 발탁한 것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박 내정자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분단 후 처음 만나 성사시킨 6·15 정상회담과 6·15 선언의 막후 주역이었다. 문 대통령은 그의 남북 관계에 대한 식견과 경륜을 높이 사면서 동시에 자신이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있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낼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야당 출신을 요직에 기용함으로써 협치와 화합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도 국민들에게 던지고 있다.

그러나 박 전 의원은 '정치 9단'의 노련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에 대한 우려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는 이를 의식한 듯 페이스북에 "앞으로 제 입에서는 정치라는 정(政)자도 올리지도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내정자는 국정원장이 되면 정치 개입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어야 한다. 현재 경색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남북 관계 개선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박 내정자가 먼저 할 일이다. 그가 문 대통령과 지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