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광주·전남 의회 의장 선거 과열…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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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의정
반복되는 광주·전남 의회 의장 선거 과열…이유는?
광주시·전남도의회, 민주당 당내 경선 통해 선출||상임위원장 연계 치열한 자리싸움·물밑작업 진행||차기 지방선거에 막대한 영향력·단체장 출마도
  • 입력 : 2020. 06.02(화) 19:04
  • 박수진 기자
전남도의회 김한종(왼쪽부터)·김기태·이철 의원이 2일 전남도의회에서 회동을 갖고 후반기 당내 의장 선거를 앞두고 공명선거 실천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전남도의회 제공
 광주·전남 광역의회에서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놓고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시·도의회를 이끌어 나갈 후반기 의장 선거 전 다수당인 민주당이 당내 경선을 통해 사실상 의장을 내정하기로 하면서 소수당의 반발이 커지는가 하면, 계파간 치열한 물밑 경쟁과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후반기 의장선거는 막강한 권한과 함께, 2년 후 치러질 지방선거와도 직결돼 있어 어느 때보다 경쟁이 뜨겁다.



 일각에선 압도적 다수당인 민주당이 '그들만의 리그'로 의장단 구성을 추진하면서, 민생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의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은 대의정치 실종과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본연의 의무를 다할 수 있을지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 의장 놓고 치열한 '자리싸움'

 제8대 광주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의원들의 물밑 작업이 치열하다.

 2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후반기 의장 선거 입지자는 김용집(남구1), 김점기(남구2), 김익주(광산1) 의원 등 3명이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광주시의회는 총 23명의 시의원 중 민주당 소속 의원이 21명, 정의당 1명, 무소속 1명이다.

 시의회 의장 선거와 관련 민주당 광주시당은 이달 중순께 당내 의원 총회를 열어 경선을 진행해 의장단 후보를 결정하고, 7월 시의회 본회의 표결에서는 투표권을 그대로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의원 총회에서 사실상 의장단이 결정되는 셈이다.

 민주당은 의원 간 자리싸움을 막으려고 사전에 조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장단 구성이 '당내 업무'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장 경선은 부의장 2자리와 상임위원장 5자리 배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의장 후보와 일부 의원들 간에 '밀약'을 통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나눠먹기식으로 구성했던 게 일반적인 관례였다. 이렇다 보니 부의장을 비롯해 상임위원장 등 자리를 노리는 의원들의 구애활동도 치열하다. 이미 2년 전 전반기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심각한 내홍을 겪은 바 있는 광주시의회여서 계파 갈등이 또다시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전남도의회는 2일 절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당내 경선을 통해 단독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도의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당 지침에 따라 의장 후보를 비롯해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의장단 후보를 경선을 통해 뽑기로 했다.

 이달말까지 선출하는 11대 도의회 후반기 의장선거에는 민주당 소속 3선의 김한종 후보와 재선의 김기태 의원, 초선의 이철 의원이 후보군으로 오르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전체 58명 의원 중 민주당 53명·민생당 2명·정의당 2명·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생당·정의당·무소속 등 의회 내 소수 정당 의원들은 '다수당의 횡포' 라며 반발하고 있다.



 ● 의장에 주어지는 권한은?

 광역의회 의장이 어떤 자리이기에, 이처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걸까.

 의장은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대표한다.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일 수 있고 적잖은 권한과 예우를 받는다.

 의장으로 선출되면 제일 먼저 의회 살림을 도맡아 처리하는 사무처 인사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며, 사무처 직원들을 지휘하고 감독하게 된다.

 시의회 의장이 하는 대표적인 역할은 집행기관인 시의 수장인 시장의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특히 의회 기능직과 별정직, 계약직 공무원 인사권한도 갖고 있다. 여기에 시장을 적절히 견제할 수도 있어, 2년후 차기 시장 선거와도 연관짓는 미묘한 흐름이 있다. 또 시의회 의장은 어떤 정치력과 리더십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다음 지방선거에서 '체급'을 높여 단체장 등에 출마할 수 있는 기회의 자리이기도 하다.

 미묘한 안건 등에 대해 일정을 조정하고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안건에 대해서는 본회의 의결을 얻어 특별위원회에 회부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시 예산안과 결산안을 소관 상임위에 회부할 때 그 심사기일을 정할 수 있으며, 소관 상임위가 이유없이 그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을 경우 이를 예결위원회로 바로 회부할 수 있다.

 광주시의회의 경우 의장은 월급외에 연간 공식 업무추진비 5926만원을 받는다. 비서실에는 비서실 행정 5·6·8급 1명씩, 계약 7급 1명, 운전직 1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또한 운전원이 딸린 전용 승용차도 지급된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