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0주년을 떠나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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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5·18 40주년을 떠나보내며
김진영 사회부 기자
  • 입력 : 2020. 05.27(수) 14:59
  • 김진영 기자
김진영 기자
27일 부활제를 끝으로 5·18 40주년도 지나간다. 올해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념행사가 대폭 축소됐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극우단체들은 5·18 폄하 집회를 열겠다며 논란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40년 만에 마침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활동을 개시했다. 행방불명자와 암매장, 책임자 발굴에 착수했다.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 등 미완의 과제로 끝난 5·18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런가 하면 전두환씨가 5월을 앞두고 광주를 찾아 재판대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골프와 호화 오찬으로 물의를 빚었던 그다. 올해도 그는 변함없었다. 수많은 5·18 희생자들의 외침 속에서 끝내 꼿꼿한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5·18 40주년을 떠나보내며 광주시민들은, 또 5·18 민중항쟁의 당사자들은 오늘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다양한 답이 나왔다. 수많은 시민들은 잔인하고 엄혹했던 40년 전 그날을 어제 일처럼 생생히 증언했다. 그들에게 5·18은 어제의 역사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생생한 사건이었다.

시민들과 만나며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점은 가장 감정적이어야 할 광주시민들이 5·18을 둘러싼 무성한 소문에 대해 오히려 냉철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소문은 어떤 이들 사이에서 사실이 되어버리기도 했다. 시민들은 소문을 믿는 이들을 탓하지 않았다. 그보다 뒤를 내다봤다. 시민들은 의도적으로 가짜 소문을 만들고 퍼트리는 사람들. 또 그들이 가짜 소문을 만들어내는 이유에 대해 답했다.

숱한 이들이 상처받은 광주사람들에게 또다시 돌을 던지는데 주저하지 않았지만 광주사람들은 오히려 연대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답했다. 40년전 5월의 광주가 얼굴 모르는 이웃에게 따뜻한 주먹밥을 건넸듯, 연대로 갈등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다. 연대에 대한 시민들의 끈끈한 믿음, 그 바탕에는 5·18 정신이 깃들어 있었다.

5·18 40주년이 지나간다. 41주년에는 미완의 결말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연대에 대한 시민들의 믿음은 5·18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숱한 물음을 안고 5·18 40주년도 막을 내린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