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배드민턴 스타 안세영, 내년 광주 떠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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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세계 배드민턴 스타 안세영, 내년 광주 떠나나
현재 광주체고 3학년으로 진로 놓고 고민 중||삼성ㆍ인천공항공사ㆍ전북은행 등서 러브콜 쇄도||고향 연고팀서 선수생활 원하지만 실업팀 없어||광주배드민턴계 "광주시청 등 직장팀 창단 필요"||스포츠스타 마케팅 통해 도시브랜드 홍보 최적
  • 입력 : 2020. 05.12(화) 17:53
  • 최동환 기자
안세영(광주체고 3년·오른쪽)이 지난해 10월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피에르 쿠베르탱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 투어 750 프랑스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을 차지, 시상대에서 준우승자 카롤리나 마린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 제공
광주가 낳은 세계 배드민턴계의 스타 '셔틀콕 천재소녀' 안세영(18)이 내년에 고향을 떠나 타지역에서 활약하게 될 전망이다. 안세영은 광주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가길 희망하지만 광주에는 현재 배드민턴 여자 실업팀이 없어서다.

12일 광주시체육회와 광주배드민텀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안세영에 대한 배드민턴 여자실업팀의 영입 제안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배드민턴 여자실업팀은 전국에 12개팀이 있다. 모두 광주가 아닌 타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안세영에게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팀은 삼성생명과 인천국제공항, KGC인삼공사, MG새마을금고, 전북은행 등 5개 팀으로 알려져 있다.

안세영은 광주에서 태어나 배드민턴을 배우고 기량을 닦아 온 자랑스러운 광주사람이다.

안세영은 풍암초 1학년 때 배드민턴 동호인 활동을 하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처음 라켓을 잡았다. 재미 삼아 셔틀콕을 치기 시작했지만 재능이 뛰어났다. 또래 선수들보다 강한 승부 근성을 지닌 그는 공격과 수비에 대한 기술들을 빠르게 익혔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초등 5학년 때는 요넥스 코리아 주니어오픈대회 여자 단식에서 처음으로 우승해 중 1학년까지 3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안세영은 광주체중 3학년 시절이던 지난 2017년 1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성인 선수들을 상대로 7전 전승을 거두며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천재소녀'로 주목받았다.

광주체고 1학년이던 2018년에는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인도네시아 인터내셔널 챌린지 2위, 아이리시 오픈 1위를 기록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해부터는 화려한 경력을 쌓으며 세계 배드민턴계의 스타로 등극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에서 프랑스오픈 우승을 비롯해 뉴질랜드오픈, 캐나다오픈, 일본 아카타 마스터즈, 광주 코리아마스터즈선수권 등 국제대회 5승을 달성했다.

이같은 활약으로 지난해 12월 9일 전 세계 배드민턴 선수 중 가장 유망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BWF 신인상을 한국 선수 최초로 수상했다. 또 대한체육회에서 수여하는 제66회 체육상에서 경기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올해도 안세영의 기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2020 태국마스터스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며 현재 세계랭킹 6위에 랭크돼 있다.

안세영의 목표는 도쿄올림픽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광주를 세계에 빛내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그러나 광주체고 3학년인 안세영은 내년부터 타 지역 소속 선수로 올림픽을 비롯해 각종 세계대회와 전국체전을 뛸 수밖에 없는 처지다. 광주에는 현재 배드민턴 여자 실업팀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안세영은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광주를 연고로 한 안정적인 실업팀이 창단되면 고향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하고 싶은 생각이지만 팀 창단이 연내 이뤄질 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복싱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안세영의 부친 안정현씨는 "현재 5개의 기업과 접촉하고 있지만 세영이의 진로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고, 신중하게 생각하려고 한다"며 "고향팀 창단이 추진 중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어 애매하다. 만약 세영이를 위해 배드민턴 여자실업팀이 창단된다면 굉장히 명예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광주시체육회와 광주배드민턴협회는 향후 10여년 동안 세계적인 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 안세영을 잡기 위해 실업팀 창단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창단에 따른 비용 문제 등으로 고심하고 있다. 배드민턴팀을 유지하기 위해선 안세영 외에 최소 5~6명의 선수가 추가로 필요하고, 이는 곧 재정 부담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배드민턴팀 운영을 위해선 연간 10억원 안팎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길 광주배드민턴협회장은 "세계적인 배드민턴 스타로 발돋움한 안세영은 올림픽 등 각종 세계대회와 국내대회에서 향후 10년 이상 정상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다"며 "스포츠스타 마케팅을 통해 광주라는 도시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안세영이 최적이다. 이 때문에 타 지역의 팀들이 안세영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는 광주시청 등 직장팀 창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