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친일잔재 교가 교체' 물결 속 광덕중·고 새 교가 첫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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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일반
광주 '친일잔재 교가 교체' 물결 속 광덕중·고 새 교가 첫 완성
TF팀 구성 후 4개월 만에 새 교가 제작 완료||13일 개교기념식에서 교직원, 학생 첫 제창
  • 입력 : 2019. 05.12(일) 18:06
  • 박수진 기자
광주 광덕중·고가 친일 음악가에 의해 만들어진 교가(校歌)를 새 교가로 전격 교체한 가운데 학생들이 13일 개교기념식에서 부르게 될 새 교가를 연습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광주에서 시작된 '친일잔재 교가 교체' 물결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광주 광덕중·고가 친일 음악가에 의해 만들어진 교가(校歌)를 새 교가로 전격 교체했다.

본보가 지난 1월부터 광주지역 친일잔재 교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한 후, 교육 현장의 친일 잔재 청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룬 첫 성과물이다.

12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법인 만대학원(이사장 신흥수) 산하 광덕중·고는 지역 교육계 친일 잔재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을 위한 첫 사업으로, 친일 교가 교체작업을 최근 완료했다.

광덕중·고는 지난 1월 친일 음악가 김성태에 의해 교가가 작곡됐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광주교대 산학협력단이 광주시 의뢰로 조사 용역을 실시한 결과, 일제 강점기 전후에 만들어진 각급 학교 교가 중 광덕중·고를 비롯한 전대사대부고, 숭일중·고, 서강중·고, 금호중앙중과 금호중앙여고, 대동고, 광주일고 등 17곳의 학교 교가가 현제명·김동진·김성태·이흥렬 등 친일 작곡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신 이사장은 교가 제창을 금지하고 교가 교체를 위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실무논의에 착수했다. 4개월간에 작업 끝에 완성된 새 교가는 광덕고 음악 교사로 재직 중인 최재훈 성악가의 작곡으로 만들어졌고 13일 개교기념식에서 처음 제창할 예정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후손이 설립한 광덕중·고는 그동안 경술국치일과 순국선열의 날 행사와 계기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역사의식 고취에 앞장서왔다. 2008년 취임 이후 법인 내 친일 잔재 청산작업도 꾸준히 펼쳐왔다.

신 이사장은 "신채호 선생의 후손으로서 친일 작곡가의 곡이 한동안 울려 퍼졌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이른 시일 안에 새 교가가 완성돼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의식이 바로 세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신 이사장은 3·1운동 유공자로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고(故) 신태식 선생의 손자다.

한편 광덕중·고를 시작으로 광주일고, 금호중앙여고, 숭일고, 대동고 등 15개 학교에서 친일 잔재 교가 교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교가 교체를 위한 동창회 여론 수렴 등에 나섰으며 올해 안에 교체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광주시교육청도 교육현장 친일 잔재 조사·청산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친일 잔재물에 대한 청산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광주지역에서 시작된 '친일잔재 교가 교체' 물결은 서울과 경기도, 충청, 울산 등 전국적으로 퍼졌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