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벌써 3월이 지나간다. 꽃 피는 것도 못 보았는데, 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는 마음이라니… 얼마 전 사고가 났었다. 필자의 차를 뒤에서 오던 4.5톤 트럭이 받아버린 것이다. 차는 반파가 됐고 수리비만 몇백만원이 나왔다. 차를 고치는 공업사 사장이 보험사 직원에게 "운전자는 살아 있나요?"라고 물었다는 후문도 들었다. 차가 그 모양이니 운전자도 크게 다쳤을 텐데 왜 고치려는지 의문이 들었을 법도 하다. 당시 4.5톤 트럭이 운전석 쪽을 치고 갔는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사이드 미러가 날아가고 차가 360도 돌았다. ...
노병하 기자2021.03.30 18:101년 넘게 되풀이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조치 강화 혹은 연장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오늘도 막막한 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이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사회 전반에 확산된 모임 자제 분위기는 손님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고, 감염 차단을 위한 영업제한조치는 매출에 직격탄을 안겼다. PC방과 식당, 카페, 주점 등은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수시로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에 걸려 제대로 된 수입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방역수칙 준수를 위한 '비정상적 영업' 상황이 지속되면서 못 살겠다는 자영업자들의 아우성이 크다.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의 고통은 더욱 크다. 종업원을 둘 정도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업소는 매출 하락에도 버티는 반면, 혼자서 장사를 꾸려 가는 소규모 식당 등은 '코로나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무더기로 폐업을 하는 실정이다. 얼마 전까지...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2021.03.16 15:57"저 안쪽 숲속이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온 집터가 발굴된 장소입니다." 지난 2015년 취재차 렌터카를 몰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스위스로 가던 중 가이드가 들려준 얘기다. 어릴적 두 딸에게 읽어줬던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실제 장소가 이곳이라니. 컴컴한 숲을 보며 감격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독일 서남부 바덴-뷔르템베르그주 어디쯤이었던가 보다. 그 숲이 유명한 흑림(Schwarzwald)이다. 남북 160㎞, 폭 50㎞이며 높이 20~30m의 전나무와 가문비나무가 빼곡했다. 중세시대 독일에서도 가난 탓에 영아를 숲에 버리는...
박간재 기자2021.03.23 14:12지난 설 연휴 약속이나 한 듯 광주를 찾은 정치인들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그리고 정세균 국무총리였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권내 잠룡들이다. 민주당에서 대권에 도전하려면 '전통적인 집토끼'인 호남 민심을 얻어야한다. 광주는 호남 민심의 바로미터다. 대선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일은 내년 3월9일인데, 잠룡들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분주하다. 신축년 설 연휴부터 신발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광주가 출발점이 됐다. 3월부터는 여권내 대선주자군이 수면위로 부상할 것이다. 그 기점은 이낙연 대표...
서울=김선욱 기자2021.03.02 12:36광주 현안 중 하나인 '자치구간 경계조정', 참 어려운 문제다.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다. 이유야 많다. 정치적 이해관계 탓으로 돌리기도 하고, 광주시의 중재 부족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경계조정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대상이 되는 곳 지역민도 찬성보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많은 현실이다. 주민을 위한 경계조정이라는데, 정작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상한 경계조정이다. 지금 광주에서 논의 중인 자치구간 경계조정도 그렇다. 이야기가 나온 게 2017년이다. 광주시가 세금을 들여 경계조정을 위한 용역까지 했고, 결과가 나온 지도 수년이 흘렀다. 하지만 지금껏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짚어보고 싶은 게 있다. 다소 원론적이다. '균형발전' 측면부터 살펴보자. 절반이 넘는 광주시 인구가 북구와 광산에 집중돼 있다. 광주시 통계다. 광주시 전체 인구 145만...
홍성장 기자2021.02.16 15:332021년이 시작한 지 벌써 두 달 째로 접어들었다. 2월부터 새롭게 출발하는 데스크 칼럼 첫 주자가 필자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한 달 전 이야기가 돼 버렸다. 그간 '이것은 꼭 칼럼으로 써야지'라고 메모해 둔 것들을 꺼낸다. 모조리 코로나19 이야기다. 그만큼 지난 한 해와 올 해 코로나19의 위치는 엄청났다는 뜻이리라. 허나 너무 많이 썼기에 다음을 기약하면서, 이번엔 메모장 앞쪽을 뒤적인다. 그러다가 '호남정치=줄서기?'라는 구절을 발견한다. 이게 무엇인가 하고 날짜를 살펴보니 지역 정치인 몇 분이 벌써부터 대선...
노병하 기자2021.02.02 17:14"감옥에 들어 앉아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본놈들 하고 싸울 사람은 누구니 누구니 해도 그놈들 한테 짓밟히고 있는 농민들 밖에 없더라 이겁니다. 지금 우리가 직접 왜놈들 하고 싸우는 것은 아니지만 한발 더 내처 생각하면 그대로 독립운동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소작쟁의 만이 아니라 독립운동이 되는 거니까 그렇게들 알고 마음 단단히 먹읍시다(중략). 암태도 소작쟁의는 여러분들이 신념을 가지고 투쟁하는 한 절대로 승리할 것입니다. 승리를 위해 만세삼창 하겠습니다. 만세!, 만세!, 만세!. 소작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불...
박간재 기자2020.12.07 12:25세월호 참사 6주기였던 지난 16일 새벽 0시. 한 무리의 '이방인'들이 광주동부경찰서를 찾았다. 자유연대, GZSS 등 소위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극우 보수단체 관계자들이다. 한 달 뒤인 5월16일 금남로 집회 신고를 가장 먼저 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치밀한 '작전'까지 폈다. 혹여 다른 이들이 금남로 집회를 먼저 신청할까 봐 하루 전부터 광주동부경찰서 인근에 머물렀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규정 때문이다. 법에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면 신고서를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720시간(30일) 전이 바로 16일 새벽 0시였다.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전날부터 광주동부경찰서 인근에 머물며 16일 0시를 기다렸던 이유였다. 그들은 16일 0시1분 '5월16일 금남로에서 집회를 ...
홍성장 기자2020.04.20 13:25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은 다가오고 있다. 후보자 등록은 모두 마무리됐고, 내달 2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총선 얘기 전에 정당들의 지난 공천과정에 대해 몇 줄 적고자 한다. 본선거에 앞서 정당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공직자 선거 후보자를 추천하는 '공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등 각 정당은 공천 작업을 시작하며 '시스템 공천', '현역 물갈이' 등의 원칙을 앞세워 공정한 후보 선출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뚜렷한 기준 없이 진행된 컷오프(공천 배제), 단수공천, 전략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후유증이 컸다. 광주·전남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전략공천은 실세들의 영입인사 챙기기용으로 전락했다. 경선 뒤 재심수용 여부를 둘러싼 오락가락 결정은 후보자는 물...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2020.03.30 17:31"4년 후, 국민들이 20대 국회는 정말 달랐다고 박수 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오직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하겠다는 다짐을 잊지 맙시다." 지금으로부터 4년여 전인 지난 2016년 6월 13일.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의 취임사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새롭게 출발하는 20대 국회가 과거의 적폐와 특권에서 탈피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스스로의 자성이었을 게다. 더 늦기 전에 달라진 국회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호소이기도 했다. 의례적 수사라며 큰 의미를 두진 않았지만 여소야대로 국회가 개편됐고, 3당 체제로 국민의당이 주목을 받았던 터라 그래도 뭔가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20대 국회의 성적표를 복기해 보면 참담할 뿐이다. 출발부터 국회는 우왕좌왕 파행으로 일관했다. 정권...
이용환 기자2020.04.06 14:30#"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긴급뉴스를 전해드립니다.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했습니다. 화성인들의 군대가 뉴저지주 부근 한 농장에 착륙했습니다. 화성인들이 주요시설을 파괴하고 도로는 피난민 행렬로 북새통입니다. 미국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1938년 10월30일 일요일 오후 7시58분. 미국 CBS 라디오에서 드라마를 방송하다가 갑자기 뉴스를 전했다. 이 뉴스는 실제 상황이 아니라 '화성인의 습격' 이라는 드라마의 일부였다. 매스미디어 역사상 가장 큰 해프닝으로 기록된 이 사건은 영국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공상과학소설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을 각색한 드라마였다. '우주전쟁'은 1953년(조지 팰 감독)과 2005년(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로 방영됐다. 웰스는 구한말 한국을 방문해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the Calm)'라...
박간재 기자2020.03.09 14:35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 대제국도 지도에서 사라지게 된다. 로마제국은 낮은 출산율과 전염병 창궐로 멸망했다. 초대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출산 포기는 살인에 버금가는 중죄"라며 '미혼세'까지 걷었지만 인구는 급감했고 나라는 쇠락했다. 5세기엔 말라리아 전염으로 군대는 전투력을 상실했고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멸망했다. 로마제국 흥망사는 국가가 존속하려면 출산율이 적정선에서 유지돼야 하고 국민이 건강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사람 없는 국가는 상상할 수 없으며, 질병에 휩쓸리는 나라는 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
김기봉 기자 gbkim@jnilbo.com2020.02.24 15:22지난 며칠간 지독한 상실감에 시달렸다. 2020년 들어서 주변인이 하나둘 아프더니, 필자까지도 최근 몸이 안 좋아 병원을 방문했다. 이틀에 걸친 입원 검사 결과 수면의 질이 매우 떨어져 면역력이 악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걸쳐 처방을 받고 났더니, 이번엔 아버지의 수술이 기다리고 있었다. 본디 그리 어려운 수술은 아니지만, 기저 증상이 있었고 여러 번 미뤘던 터라 신경이 날카로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이래저래 모든 액땜이 다 지났나 싶었더니, 지난 주말 엄청난 일이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6년여간 알고 지내던 지인이었다. 누나였고 출판사 대표이자, 작가였으며 뛰어난 정치적 식견을 갖춘 인재였다. 필자와는 시각이 다소 좀 달라 서로 팽팽한 의견을 주고 받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괜찮은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경우가 많았다. 좋은 토론 벗이었고...
노병하 기자2020.02.10 12:58'4·16 총선'이 석달도 채 남지 않았다. 선거관련 문자메시지도 부쩍 늘어난 요즘이다. 선거 홍보 문자가 불법 '스팸'은 아닐지 모르지만, 스팸 못지않은 '귀찮음'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이번 총선에 관한 관심도 여느 때와 사뭇 다르다. 이번 총선이 갖는 의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막연히 4년 동안 입법부에서 입법 활동을 할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 이상의 '정치적 의미'가 있다. 이른바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이 '촛불 시민혁명을 완성하는 일'이라 의미를 부여할 정도다. 어느 당이 이기고 지느냐가 무척 궁금할 수밖에 없는 연유다. 하지만 그것만이 '정치적 의미'의 전부가 아닐 터다.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국민의 권리를 함께 행사할 새로운 '동지'가 늘었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 개정...
홍성장 기자2020.01.27 14:372020년 새해다. 모두 희망을 얘기하는 새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기쁨보다 고통이, 영광보다 시련이 많은 한 해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치·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경기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지 모른다. '좀 더 나은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한 때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경제·사회 등 전 분야에서 쉬지 않고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생산적 정치체제를 만드는 일이다. 고대 동양에서는 국민이 정치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면서도 국정을 잘 이끌어가는'무위정치'(無爲政治)를 가장 이상적인 정치형태로 꼽았다. 무위정치가 실현된다면 더 이상 좋을 순 없겠지만 우리의 형편은 정반대다. 국회의원들 때문이다. 정부를 견제하고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며 국민에게 필요한 법을 만드는 국회의...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2019.12.30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