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9일 토요일 오후 10시 15분경 서울, 그중에서도 가장 번화한 이태원의 어느 길거리 위에서 159명의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다.”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이 한 문장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독되지 않고 있다. 왜 159명의 청년들은 더없이 일상적이고 안전해야 할 공간에서 더없이 참혹한 모습으로 목숨을 잃어야 했는가? 전대미문의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어째서 해가 지나도록 진상과 책임 소재 규명에 한걸음의 진척도 없는가? 이 책은 참사가 발생한 그 날에 그리고 그날부터 벌어진 일들의 진실에 누구보다 가까이 자리한...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10.12 17:21유일하게 개를 먹는 나라 한국. 2021년 12월 문재인 정부는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를 출범해 사회적 논의에 나섰으나 개점휴업 상태다. 정권이 교체되고 올해 3월 이후 회의를 연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 이 때문에 최근 국정감사에서 ‘개 식용’은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개 식용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 국격도 있고, 동물복지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는 사실 종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의 이름을 딴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10.12 17:14충무김밥, 의정부부대찌개, 전주비빔밥 등 각 지역별로 유명한 음식의 지리적 연원을 통해 인문지리와 자연지리를 아울러 이해할 수 있는 책. 왜 하필 ‘전주’비빔 삼각김밥일까? 닭갈비를 파는 음식점이 훨씬 많아도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가 열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통영과 부산이 버젓이 있는데 어째서 ‘충무’김밥과 ‘동래’파전이라고 부를까? 의문은 축제, 도시, 산과 강, 섬과 바다 여행을 거치며 풀려 나간다. 그뿐만 아니다. 독자는 목포 세발낙지의 유래에서 항구 도시의 조건과 일제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 아픈 기억을 관광 산업에 활용...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10.12 09:54작품 집필에 몰두하던 소설가 배문하에게 아버지의 부고가 전해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배문하는 고교 시절 아버지로부터 “너는 쪽발이를 닮았다”라는 말을 듣고 자신의 출생을 의심하게 되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인물이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사생아였던 그는 장례식에 가지 않으려 하지만, 엄마에게 떠밀려 결국 장례식이 치러지는 안동으로 향한다. 장례식장에서 아버지의 아내는 그에게 유품인 일기장을 건네주고, 일기장을 펼치자 뜻밖에도 그 안에는 1943년 10월부터 1945년 6월까지 남태평양 전장에 학도병으로 참전한 젊은 시절 아버...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10.12 09:54대한민국에서 ‘여성 최초의 대통령 경호관’이라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인 배우 이수련이 에세이를 펴냈다. 그는 2004년부터 10년간 대통령경호실 경호관으로 3대 정권을 수호했다. 이윽고 ‘청와대’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기꺼이 경력 한 줄 없는 배우의 길을 걷는다. 제일 바닥에서 다시 시작해 새로운 것들을 이뤄내는 인생을 응원하게 된다. 설레는 마음으로 두 달간 작업한 영화에서 비록 표정 연기, 대사 장면은 편집되고 액션 스턴트 배우로 전략하는 신세지만 믿어지지 않는 이력을 쌓는 과정만큼은 눈부시다. 현실에서 무모하리만큼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10.12 09:54간편 금융 앱으로 유명한 토스 기획이 제1회 ‘토스 머니스토리 공모전’을 열고 그 수상작들을 엮었다. 책에는 돌려받지 못한 경조사비에 분노해 축의금 회수에 나선 김 과장, 비극의 루나 코인 폭락 사태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까지 어디서도 들을 수 없던 이야기들이 마치 단편소설을 보는 듯 흥미롭고 생생하게 그려진다. 발랄하고 경쾌한 문장 사이, 결코 가볍지 않은 시대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수록된 글은 단지 개인의 에피소드를 넘어 우리가 모두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세태를 날카롭게 반영하고 있다. MZ세대의 비혼주의, 투자...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10.12 09:54목포 무안동에는 관광지 중 하나인 ‘삼학도’라는 공원이 있다. 지금은 매립돼 공원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이곳은 원래 세 개의 섬을 가리키는 지명이었다. 세 마리의 학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 올라갔다는 세 명의 처녀들을 가리키고 섬이다. 과연 처녀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이처럼 ‘어촌설화 대백과’는 전국의 어촌에서 유래된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모음집이다. 개발과 도시화로 인해 많은 사람이 어촌을 떠나면서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자료를 통해 수집한 전설부터 어촌에서 지내고 있는 주민들의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10.12 09:53백석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뛰어난 문학성과 남다른 감수성을 인정받아온 박성우 시인이 신작 에세이를 펴냈다. 이 책은 말하자면, 청장년층의 지친 일상을 보듬는 또 하나의 ‘사전’이다. 일상의 사연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순하고도 다채로운 100가지 단어로 대신한다. 볕 좋은 창가에 앉아 쉬는 마음은 ‘감미롭다’로, 원룸을 전전하다가 친구를 초대할 수 있는 전셋집이 생겼을 때의 마음은 ‘대견하다’로 표현하는 식이다. 단어와 상황의 조화가 절묘한데, 공감 가는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독자들은 어렴풋할...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10.12 09:53“2024년 3월 1일부터 11일까지 파리로 여행 갈 예정인데 최저가 항공권을 찾아줘.” 이 한 문장이면 항공권 검색부터 예매까지 한 번에 이뤄진다. 생성형 AI인 챗GTP가 등장한 후 AI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주목도가 달라진 이유이다. 전문가들만이 이용할 수 있었던 AI 기술을 이제는 일반 대중도 복잡한 코딩 언어 없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개인의 일상과 여가뿐만 아니라 비즈니스까지 변화시키고 있어 이번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4’의 대표 키워드는 ‘생성형 AI’이다. 기업들은 단순히 준비하...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09.21 13:58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전용 호텔이 1927년 처음 지어졌을 때부터 2007년 수백만 달러 가치의 콘도미니엄으로 재개장하기까지의 역사를 뒤쫓는다. 뉴욕 배서 칼리지에서 국제학, 젠더, 언론학을 가르치는 저자 폴리나 브렌은 다양한 관계자와 직접 인터뷰하고 사적인 편지를 검토하고 당대에 작성된 문헌과 기사를 동원해 시대상을 고증함으로써 입체적인 드라마를 그려낸다. 19세기 말 자기 삶을 스스로 주도하는 ‘신여성’이라는 여성상이 등장한 이후 1차대전이 발발하면서 전장으로 떠난 남자들의 일터를 여성이 채우게 되었고, 대학에 진학하는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09.21 13:50하버드대학 의료인류한 석사학위 논문 ‘미소지니에 대답하기, 혐오발언 되돌려주기: 한국의 온라인 페미니즘 메갈리아’를 저자가 한글로 다시 옮겨 만든 인문 교양서다. 한국의 온라인 생태계에서 메갈리아라는 독특한 운동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미러링 운동의 사회적 의의를 진단한다. 여성들을 메갈리아로 끌어들인 원동력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메갈리아의 폭력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한국사회의 여성혐오적 시선을 지적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09.21 13:24오피스를 배경으로 한 9편의 단편소설을 엮은 박이강의 첫 작품집이다. 저자는 관습처럼 이야기하는 ‘믿음’의 실체를 9편의 이야기를 통해 거침없이 파헤친다. 어쩌면 믿음이란, 얻고자 하는 것, 모고자 하는 것, 결국 욕망으로 단단히 응고된 환상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저자가 건제는 무표정한 문장들은, 한때는 믿음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욕망을 비난하고 한때는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던 위로를 건넨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09.21 13:24해석노동은 타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판단하려는 습성을 말한다. 나를 타자에게 대상화하여 스스로 타자에게 종속시키려는 성향이 습성화된 심리노동을 뜻한다. 조직에서 상급자는 하급자의 존재감을 의식하지 않지만, 하급자는 상급자의 지시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상급자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하며, 상급자의 기분을 살핀다. 저자는 권위에 대한 복종과 순응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해석노동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09.21 13:24제2, 제3의 봉준호, 박찬욱은 가능한가? 한국영화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팬데믹 기간에 영화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OTT 위주로 바뀐 데다 한국영화만의 현실에 대한 주제의식과 고유한 독창성을 담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러한 배경이 원인의 다라고는 할 수 없다. 그 이면에는 한국영화계를 병들게 했던 ‘스크린 독과점’ 등이 자리한다. 갈림길에 선 한국영화의 생존 가능성을 묻는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09.21 13:23국내 최초로 책 읽는 모텔일 ‘북텔’을 만든 7년 차 모텔 운영자가 쓴 에세이. 잠시 머물다간 사람들의 사연을 적었다.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오고, 누군가는 사랑을 만나러, 누군가는 잠시 지친 몸을 뉘고자 이곳을 찾는다. 서른다섯 개의 객실로 이뤄진 백은정 작가의 모텔에는 매일 새로운 서른다섯 가지 사연이 모인다. 24시간 연중무휴, 입실이 곧 퇴실이고 퇴실이 곧 입실인 무한굴레의 모텔. 이 우주의 궁전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09.21 1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