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오선우, 첫 규정 타석…"이젠 진짜 주전"
7년간 퓨처스리그서 기량 닦아
공수 겸장 활약, 팀 핵심 부상
다가올 경쟁에도 "자신 있다"
공수 겸장 활약, 팀 핵심 부상
다가올 경쟁에도 "자신 있다"
2025년 07월 30일(수) 15:24 |
![]() KIA 타이거즈 오선우가 지난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동점을 알리는 3점 홈런을 때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
![]() KIA 타이거즈 오선우가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현기 기자 |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미련 없는 야구를 해보고 싶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오선우(26)가 프로 입단 7년 만에 처음으로 1군 규정 타석을 채우며 팀의 주전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입단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그는 올 시즌 타이거즈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자원으로 성장했다.
29일 오전 기준 오선우는 타율 0.293(273타수 80안타), 10홈런 39타점 43득점을 기록 중이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820에 이르고, 주자 출루 상황에선 타율 0.302를 기록하며 찬스에 강한 면모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5일 롯데전에서는 5회초 2사 1루 상황, 롯데 선발 데이비슨의 실투를 받아쳐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시즌 10호로, 1군 무대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은 기록이다.
수비에서도 눈에 띈다. 홈 보살 장면이나, 다리를 찢어 어렵게 송구를 잡아내는 플레이 등에서 수비력과 유연성이 동시에 돋보인다. 내야와 외야를 넘나들며 빈자리를 채우는 다재다능함은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오선우는 사실 1군보다는 2군에서 더 자주 들을 수 있는 이름이었다. 인하대를 졸업한 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했지만, 첫해 타율 0.151(53타수 8안타), 이후에도 2020년 0.239, 2021년 0.067, 2023년 0.179로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 못했다. KIA가 통합우승을 달성한 지난해에도 1군에서 단 7타석에 그쳤고, 대부분 퓨처스리그에서 기회를 엿봐야 했다.
하지만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38(74타수 25안타), 4홈런, 19타점, OPS 1.007로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린 그는 4월 12일 1군 콜업을 받았다. 이후 팀의 공격 루트이자 수비의 연결고리로 활약하며, KIA의 올해 최고의 수확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규정 타석을 채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콜업 이후 줄곧 안정적인 타격과 수비를 보여주며, 팀 내부에선 “전력의 한 축”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오선우는 자신의 성장 배경에 루틴을 꼽았다.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고 출근해 사우나를 들른 뒤, 통증 부위 치료와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과를 4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이 루틴이 저를 만들었고,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준주전급 자리를 꿰찼지만, 여전히 경쟁은 남아 있다. 오선우는 올 시즌 내내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팀의 공백을 메웠지만, 주로 1루수로 활약했다. 외야 수비 경험은 부족한 편이어서 실수가 잦았고, 이에 패트릭 위즈덤이 3루를 맡으며 그가 1루로 이동하는 조정도 있었다.
더 큰 변수는 김도영의 복귀다. 지난해 KBO MVP인 김도영이 돌아오면 주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남은 외야 자리는 좌익수 한 곳뿐.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오선우는 “도영이가 오면 외야로 나가게 될 수도 있고, 남은 자리가 좌익수 한 자린데 그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면서 “동료지만, 프로야구 선수로서 할 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려면 이겨야 하니까 싸워야죠”라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